엔비디아 실적발표 앞두고 장중 5% 하락 680달러대, BofA 실적발표후 11% 하락 경고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엔비디아가 오는 21일 4분기(11월~1월) 실적발표를 앞두고 갑자기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좋은 실적을 낼 것이란 예상은 틀림없겠지만 시장의 과도한 기대치가 실적발표후 실망감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통령의 날(19일) 휴장을 끝내고 20일(현지시간) 다시 문을 연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개장초 전장보다 5% 이상 하락한 687달러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개장초에는 전장보다 6% 이상 하락하며 682달러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엔비디아가 하루 하락폭으로 5% 이상을 기록한 것은 작년 5월이후 처음이다. 엔비디아는 올들어 실적개선에 힘입어 50% 이상 오르며 알파벳과 아마존을 잇달라 제치고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에 이어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엔비디아의 이날 주가하락은 실적발표를 코앞에 두고 일어난 일이어서 시장을 놀라게 했다. 엔비디아는 4분기 실적에서도 시장 컨센서스보다 9% 많은 217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대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비빅 아리야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운용사들의 실적 기대치가 컨센서스보다 오히려 높다”면서 실적발표후 주가가 11% 가량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보도했다.
아리야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수요나 경쟁 등의 요인이 아닌, 공급 측 요인에 의해 이런 실적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수 있다”며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실적 발표 후 엔비디아 주가가 11%가량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AI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250%가량 상승했으며, 올들어서도 상승세를 지속하며 이미 약 50% 가량 올랐다.
아리야 연구원은 그간 엔비디아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AI에 대한 투자자들의 공포와 탐욕의 결과”라면서도 “엔비디아의 견조한 실적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실적 발표 후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하겠지만, 이런 주가 변동성은 오는 3월까지”라며 3월 중순에 있을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테크 콘퍼런스(GTX) 이후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리야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6번의 GTX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약 6% 올랐었다.
엔비디아의 성장성과 장기적 주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전문가들의 낙관론이 우세한 편이다. 미국의 경제지 베론스는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기존 650달러에서 200달러 더 높은 850달러로 상향조정했고, 루프캐피탈은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1200달러까지 끌어올렸다. 목표주가 1200달러는 월가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루프캐피탈은 엔비디아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2026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대규모 데이터 센터 구축으로 공급망이 탄탄해질 점을 긍정적으로 반영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제공업체 글로벌 X의 테자스 데사이가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궁극적으로 전 세계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AI 업그레이드를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그래픽 처리 장치에 대한 뜨거운 수요는 모든 우려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X의 로봇 공학 및 인공 지능 ETF는 2월 13일 기준으로 약 5억 달러 상당의 엔비디아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LSEG 데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올 1분기(2월~4월)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0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건 스탠리 애널리스트는 공격적인 주문에 힘입어 엔비디아가 예상치를 25%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고, 골드만 삭스는 주요 공급업체인 TSMC가 올해 상반기까지 칩 패키징 용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