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 복귀, ‘선택과 집중’ 전략 귀재 ‘실적 개선’ 성공할까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강신호 전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CJ제일제당 대표로 복귀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번 인사를 놓고 고심이 컸다. 고심의 결과, 실적 부진에 빠진 CJ제일제당으로 강 대표를 불러들였다. 또 강 대표를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면서 힘을 실어 줬다.
강 대표는 지난 2020년 CJ대한통운으로 자리를 옮긴 후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이라는 공을 세웠다. CJ제일제당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는 강 대표가 이 회장의 신임에 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강 대표는 그간 '선택과 집중' 경영 전략을 고수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 대표는 CJ대한통운에서 기업 혁신을 이뤄낸 '선택과 집중' 전문가다. 그는 지난해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CJ대한통운은 체질 개선 본격화에 기반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라며 자신의 경영 전략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 CJ제일제당도 올해 "국내에서는 주요 품목에 자원을 투입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과 판관비 개선 등으로 효율적인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거론한 바 있다. CJ제일제당의 방향성과 강 대표의 경영 성향이 일치하고 있는 것이다.
강 대표는 CJ대한통운에서 근무하던 시절 글로벌 물류사업을 재편해 사상 최다 실적을 이끌었다. 지난 2019년 CJ대한통운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2020년부터 중국과 태국, 말레이시아 등 부진한 지역의 물류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미국과 베트남, 인도 등 수익성이 높은 지역의 사업은 확대했다.
또 지난 2014년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2년 만에 매출 2조원을 돌파시켰다. 이후 지난 2016년 CJ제일제당으로 건너가 식품사업부문장과 식품사업부문 대표를 역임하며 '비비고'를 세계 속 한식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이에 업계는 강 대표가 CJ제일제당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비비고'를 더욱 성장시키고 부진한 사업과 조직에 대해서는 정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매출 17조8904억원과 영업이익 8195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비 4.7%와 35.4% 각각 하락했다.
'비비고'는 지난해 미주 지역에서 식료품 잡화점 채널에서 만두 42.1%, 냉동피자 20.5% 점유율을 확보해 1위 지위를 공고히 했다. 메인 유통 채널에 진입을 확대하며 신규 제품을 입점시키며 지난해 유럽과 호주를 합산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에 비해 바이오사업부문과 사료·축산 독립법인 CJ피드앤케어에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바이오사업 부문은 매출 3조4862억원과 영업이익 689억원을 기록했는데, 원재료인 원당 가격이 상승하고 셀렉타의 부진으로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CJ피드앤케어는 주요 사업 국가의 수요 부진에 따라 2조4917억원의 매출과 86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세계 시장에서 만두 등 식품 사업으로 신규 B2C 시장은 넓혔으나, 바이오사업과 식품 조미 소재 사업에서 얼어붙은 글로벌 경기에 타격을 직격으로 맞았다.
CJ그룹의 올해 경영 기조는 '글로벌' '미래 성장 동력' '수익성 제고'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강 대표가 취임한 지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아 구체적인 올해 사업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CJ제일제당 경영관리팀으로 입사해 CJ그룹 인사팀, CJ제일제당 제약전략기획실과 식품사업부문, CJ프레시웨이, CJ대한통운을 거쳤다. 그는 CJ대한통운으로 옮긴 이후 지난해 CJ대한통운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기업의 전략 기획력과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