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스낵컬쳐' 유행에 게임업계 '방치형 게임' 인기몰이
방치형 RPG '버섯커 키우기',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 1위
기존 MMORPG 게임 지속된 인기 하락세·이용자 취향 바뀌어
[뉴스투데이=이도희 기자] '스낵 컬쳐(Snack Culture)' 영향으로 게임업계에서 방치형 게임이 인기몰이를 하는 등 국내 게임업계 판도가 바뀌고 있다.
최근 MZ세대(20∼40대 연령층)에서 나타나고 있는 스낵 컬쳐는 언제 어디서나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스낵처럼 가벼운 볼거리를 짧은 시간에 소비하는 문화를 뜻한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게임업계도 기존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에서 스낵 컬쳐 추세를 반영한 '방치형 게임'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21일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2024년 2월 둘째주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에서 방치형 게임 '버섯커 키우기'가 구글·애플 양대 앱마켓과 토종 애플리케이션마켓 원스토어에서 모두 매출 1위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방치형 게임은 특별한 조작 없이 게임 속에서 자동으로 재화 등이 증가하는 게임이다. 미국 등 영미권에서는 'Idle 게임', 일본에서는 '방치계(放置系) 게임'이라고 부른다.
특히 방치형 게임은 복잡한 조작없이도 캐릭터가 성장하거나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방식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1위는 불과 얼마전까지 MMORPG의 독무대였다.
흔히 '대규모 멀티 플레이어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으로 불리는 MMORPG는 게임에 돈과 시간을 많이 써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임을 즐기려면 게임 속 캐릭터를 키워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돈을 투입하게 된다. 투입되는 시간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스낵 컬쳐 영향으로 MMORPG가 주춤하고 방치형 게임이 인기를 얻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 '버섯커 키우기'· '세븐나이츠 키우기' 등 방치형 게임 인기
중국 게임사 조이나이스게임즈가 개발한 방치형 게임 '버섯커 키우기'는 지난해 12월 22일 국내에 출시됐다. 이 게임은 버섯 캐릭터를 성장시켜 점차 인간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버섯커 키우기는 지난달 순위가 급등해 오랜 기간 게임업계 최상위권을 차지해 온 '리니지M', '오딘' 등 MMORPG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국내 게임업체도 예외는 아니다.
넷마블은 최근 8분기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649억원, 영업이익 177억원(흑자전환)을 기록했다.
넷마블이 전 분기 대비 매출이 늘어나고 영업이익도 일궈낸 것은 지난해 9월 출시한 방치형 게임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효자 노릇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출시 이후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2위,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를 달성해 눈길을 끌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 시간이 짧아진 스낵 컬처가 유행하면서 게임업체들도 방치형 게임 발굴에 본격 나서고 있다"며 "게임업체 입장에서는 방치형 게임이 기존 MMORPG와 비교해 개발 비용은 훨씬 적게 들고 매출을 꾸준히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게임 지출이 큰 편인 20대 이용자들은 '하는 게임'보다 '보는 게임'을 선호하는 추세가 두드러진다"며 "최소한의 조작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특징 때문에 방치형 게임의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이제 국내 게임사들도 MMORPG 위주 경영전략에서 벗어나 방치형 게임 등으로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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