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4.01.04 08:27 ㅣ 수정 : 2024.01.04 08:27
토스증권,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36억원 전년 1~3분기 누적 영업손실 4억1600만원 ‘수수료 경쟁’ 빼고 ‘고객 경험 본질’ 집중 ‘최다 전산장애 증권사’ 오명은 신년 과제 김 대표 “차별화 상품·서비스 지속 준비”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토스증권이 김승연 대표 체제 첫해에 연간 흑자를 가시화하면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취임 당시 시장에선 김 대표가 금융권 출신이 아니라는 우려 섞인 시선이 제기됐으나, 실적 개선을 통해 불확실성을 일정 부분 불식시킨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분야에서 유의미한 성장을 이룬 토스증권은 신년 경영 전략으로 단순 브로커리지를 넘은 ‘새 서비스’ 출시를 제시했다.
4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에 따르면 토스증권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2% 상승한 36억원으로 집계됐다.
토스증권은 앞서 2022년 3분기 영업이익 22억원을 기록해 정식 서비스 출시 이후 처음 분기 단위 흑자를 달성했으나, 이후 적자 전환하며 4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4억원과 3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토스증권은 3분기 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을 4억1600만원까지 줄였다. 만약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인다면 사상 처음 연간 흑자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아직 지난해 4분기 실적 집계가 되지 않은 만큼, 연간 흑자 여부를 함부로 예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올해 실적은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 최연소 CEO로 이름을 올린 김 대표는 선임 직전 틱톡 코리아 글로벌 비즈니스(GM) 대표를 맡았으며, 약 15년간 온라인 플랫폼 및 광고 분야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지난해 4월 김 대표 선임 이후 토스증권은 수수료 경쟁이 아닌 서비스와 고객 경험 본질에 집중한 전략이 실적 성장에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하락장에서도 무리하게 수수료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은 점이 수익성 창출에 유효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토스증권은 토스 앱 내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통해 주식 매매뿐만 아니라 연계된 커뮤니티와 콘텐츠 기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사용자 유입 유인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토스증권은 지난해 가입자 560만명을 넘기고, 월 방문자도 300만명에 달했다.
국내주식 매매의 경우 기존 증권사가 자리잡고 있어 순위 안에 들지 못했으나,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의 경우 2021년 12월 출시한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과 기능 업그레이드에 나서면서 지난해 하반기 국내 증권사 해외주식 매매 시장 점유율 4위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주식모으기 등의 서비스로 초보 투자자들의 유입 허들을 낮춘 점이 해외주식 분야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사업 모델이 브로커리지 위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은 투자자 예탁금과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환경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하지만 토스증권은 압도적 해외주식 점유율을 바탕으로 이를 극복해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경비율(경비로 인정하는 비율)은 아직 100% 근처에서 횡보하고 있으나, 지난해부터 순수수료 이익에 더불어 이자손익도 지속 증가하고 있어 점진적 수익성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MTS로만 거래할 수 있던 토스증권이 올해 컴퓨터를 활용하는 웹 트레이딩 시스템(WTS)을 출시하며 거래 채널을 확대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다만 핀테크 기반 증권사인 토스증권이 지난해 상반기 9건의 전산장애를 일으키며 국내 증권사 중 최다 오류가 발생했다는 점은 새해 들어 정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2년에도 14건의 장애를 일으키며 최다 오류 증권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IT 인력 확충 등을 진행해 시스템 안정화와 가용성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투자자 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내년 사업 기회로 △리테일 비즈니스 △혁신성 △새로운 서비스 등 세 가지 측면을 제시했다.
특히 두드러지는 부분은 ‘새로운 서비스’다. 기존 국내외 주식매매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해 초보 주식투자자뿐만 아니라 기존 투자자들도 새롭게 유입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한다는 의지로 보인다.
토스증권은 올해 상반기 중 기존과 다른 새로운 WTS와 해외주식옵션 거래 서비스 등의 출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신년사에서 “소수점 투자와 주식모으기 서비스로 새 투자자를 플랫폼에 모신 것처럼,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로 개인 투자자 증가뿐만 아니라 투자문화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리테일 비즈니스 측면에선 “개인 직접 투자 비중은 중장기적으로 50%대까지 올라설 것으로 보이는데, 이같은 흐름 속에 해외주식 시장의 성장성이 유독 두드러진다”며 “5~10년 후 유권자 2명 중 1명이 투자하는 그 시점에 주식매매 분야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변화를 읽고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