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 컴퓨팅 들여다보기 (7)] ‘퀀텀 컴퓨팅 공룡들’의 각축장을 둘러본다 ①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4.01.04 00:30 ㅣ 수정 : 2024.01.04 00:30

[기사요약]
미국 NASA 우주비행 초기부터 함께 한 IBM, 현재까지 컴퓨터 분야의 절대 강자
2019년 ‘양자 우월성’ 달성했다는 구글의 주장, IBM은 심기 불편해하며 반박 나서..
구글이 수행한 시뮬레이션, 단지 양자 컴퓨터의 우수성 입증할 목적으로 선택되었다는 지적
IBM도 구글 주장 반박, 기존 슈퍼컴퓨터 최적화하고 추가 개선으로 속도 향상 가능
중요한 의미 - 양자 컴퓨터의 하드웨어 작동한다는 것 알았으므로, 더 유용한 애플리케이션 탐색할 수 있게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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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 컴퓨팅(Quantum computing)은 양자 기술(Quantum technology)의 대표주자로 인공지능(AI)과 함께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분야다. 디지털 컴퓨팅이 주도하는 기존 컴퓨터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것으로 예상되는 퀀텀 컴퓨팅은 기존 컴퓨터가 풀기 어려운 미지의 영역까지도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막강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양자 기술의 선도국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퀀텀 컴퓨팅 ‘격전지’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따라가 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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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fortune, GETTY IMAGES]

 

[뉴스투데이=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때는 1962년, 초기 컴퓨터 시대. 우주비행사 존 글렌(John Glenn)은 컴퓨터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다.

 

방을 가득 채울 정도 크기의 ‘기계’가 그의 다가오는 지구 궤도 비행경로를 계산했다. 미국인 최초의 지구 궤도 비행 시도다. 하지만 글렌은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는 ‘최신식 기계’에 자신의 생명을 맡기려 하지 않았다.

 

그 우주비행사는 수학자 캐서린 존슨(Katherine Johnson)에게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라는 책(영화로도 제작)에서 언급된 대로 컴퓨터가 제시한 비행경로 숫자를 다시 확인할 것을 요청했다.

 

글렌은 “만약 그녀가 컴퓨터가 계산한 숫자들이 맞다고 얘기한다면, 나는 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존슨은 ‘IBM 7090’인 그 컴퓨터가 정확하다고 판단했고, 글렌의 항해는 우주 비행의 유명한 이정표가 되었다(ScienceNews, 20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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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미국항공우주국(NASA) 에임스 연구센터(Ames Research Center)에 있는 IBM 7090 운영자의 콘솔 [출처=wikipedia]

 


• 구글, 양자 우월성 달성했다고 주장하면서 IBM 심기 불편하게 만들어..

 

IBM은 미국 NASA의 우주비행 초창기부터 함께 했던 그런 회사다. 개인용 컴퓨터(PC)가 나오기 전 대형 컴퓨터(메인프레임)의 대명사이기도 했다. IBM은 대형 컴퓨터에 이어 슈퍼컴퓨터, 퀀텀 컴퓨터에서도 주도권을 잡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런 IBM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2019년 10월 구글이 ‘시커모어(Sycamore)’라는 이름의 자사 퀀텀 컴퓨터가 최초로 ‘양자 우월성(quantum supremacy)’을 달성했다고 주장한 것이다(필자의 이 시리즈 1편(2023.8.16.) 참고).

 

IBM은 블로그 게시물에서 구글이 컴퓨팅 작업의 어려움을 과대평가했다고 말하면서, 이 문제를 기존 컴퓨터로 1만년이 아닌 단 2.5일 만에 해결할 수 있다고 즉각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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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geeksforgeeks]

 


• 구글과 IBM의 양자 우월성 논쟁, 양측 모두 일리 있는 주장

 

그렇다면 당시 이 사건에서 어느 편의 주장이 옳았던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양측의 주장 모두 수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자 우월성’이라는 용어를 창안한 칼텍(Caltech)의 존 프레스킬(John Preskill) 교수는 구글과 IBM 논쟁과 관련하여 ‘Quanta magazine’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Quantamagazine, 2019.10.2).

 

구글 팀이 인정한 것처럼, 그들의 기계(시커모어 퀀텀 컴퓨터)가 놀라운 속도로 해결한 문제는 단지 양자 컴퓨터의 우수성을 입증할 목적으로 신중하게 선택되었다는 점이다. 달리 말하자면, 실용적으로 크게 관심을 끄는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요컨대 양자 컴퓨터는 임의로 선택된 일련의 명령을 실행한 다음, 모든 큐비트를 측정하여 출력 비트열을 생성했다. 이 양자 계산은 구조가 거의 없기 때문에, 기존 컴퓨터가 따라잡기 힘 들뿐만 아니라 제시하는 답이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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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Santa Barbara) 인근 연구소에 있는 구글의 퀀텀 컴퓨터 [출처=cnet]

 

IBM은 구글이 수행한 시뮬레이션이 단순히 양자 컴퓨터의 코드를 기존 컴퓨터로 이식하는 문제가 아니며, 이러한 이유로 코드를 최적화하여 충분히 동등한 수준에 도달하는 다양한 기술이 있다고 반박했다.

 

IBM 연구원들은 “훨씬 더 높은 품질(fidelity)을 갖춘” 기존 컴퓨터에서 단 2.5일밖에 걸리지 않으며 “추가적인 개선을 통해” 이 속도가 훨씬 더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IBM이 제시한 주요 차이점은 ‘하드 드라이브’였다. 고전적인 방식으로 양자 컴퓨터를 시뮬레이션하려면 주어진 순간에 양자 컴퓨터의 상태를 나타내기 위해 프로세스 중에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메모리에 저장해야 한다.

 

사용 가능한 메모리가 적을수록 작업을 여러 단계로 나누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IBM에 따르면, (기존 컴퓨터로 1만년 걸린다는) 구글의 방식은 해당 데이터를 RAM에 저장하는 데 크게 의존한 반면 IBM은 RAM과 하드 드라이브 공간을 모두 사용한다.

 

또한, 계산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에서 수많은 다른 고전적인 최적화 기술을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다만, IBM은 실제로 이를 테스트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안한 대로 작동할지는 알 수가 없다.

 


• 구글이 시도한 시뮬레이션, 여전히 중요한 의미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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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dincloud]

 

지금까지 언급한 양사의 논쟁에도 불구하고, 구글이 시도한 이 시뮬레이션은 여전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존 프레스킬 교수는 언급했다.

 

비록 특정 분야 문제이긴 했지만 구글은 양자 컴퓨터의 출력이 기존 슈퍼컴퓨터의 출력과 일치하는지 점검함으로써 그들의 장치를 이해하고 그것이 해야 할 일을 수행하는지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제 하드웨어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므로 더 유용한 애플리케이션을 탐색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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