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604)] 신입사원의 SNS 계정 엿보는 기업들 급증

정승원 기자 입력 : 2023.12.29 02:02 ㅣ 수정 : 2023.12.29 02:02

전문업체를 통해 숨겨진 SNS계정과 과거 행적까지 모두 확인. 심할 경우 합격취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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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신입사원의 과거 행적을 파악하기 위해 SNS 계정을 샅샅이 뒤지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SNS가 생활의 일부가 되어 버린 요즘은 목적에 따라 복수의 계정을 동시에 활용하는 이용자들이 적지 않다. 개중에는 음식, 여행처럼 특정 분야만을 업로드하기 위한 계정이 있는가 하면 익명성에 기대어 주변 사람 모르게 사회나 특정 집단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 위한 계정을 운영하기도 한다.

 

NTT 도코모모바일 사회연구소 조사에 의하면 일본에서는 15세에서 79세 사이 SNS 이용자 중 11.7%가 2개 이상의 트위터 계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10대 이용자들의 복수계정 보유비율은 50%를 넘길 정도로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익명의 계정을 통해 유명인에게 집요한 비난을 가하거나 학교 또는 직장 동료에 대한 비방을 쏟아내는가 하면 식당에서 비위생적인 행동을 일삼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사례들이 끊이지 않자 기업들 사이에서 입사예정자의 숨겨진 SNS계정을 찾아내 과거 행적을 확인하는 절차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도쿄 지요다구에 위치한 기업조사센터는 입사예정자의 이면을 알고 싶어 하는 기업들을 위해 익명의 SNS 계정을 찾아주는 조사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사비용은 1인당 1만 6500엔으로 의뢰기업으로부터 대상자의 성명과 생년월일, 출신대학 등의 정보를 넘겨받아 빠르면 10분, 복잡한 경우라도 수 시간 내에 온라인에 숨겨져 있는 익명의 SNS 계정을 찾아낸다.

 

3년 전에 처음 시작한 동 서비스는 작년에만 IT와 금융기업 등 250곳 이상으로부터 6700여명에 대한 조사 의뢰를 수주하였고 그 중에는 한 번에 100명 이상을 의뢰한 기업이 있을 정도로 주목을 받으며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숨겨진 SNS 계정의 내용을 모두 확인한 후에는 4단계로 평가한 조사결과를 의뢰기업에 보고하는데 조사대상의 약 70%는 ‘문제없음’의 A등급을 받지만 나머지는 미성년자 시절의 음주나 흡연, 아르바이트 시의 부적절한 동영상 등을 이유로 B에서 D등급을 받는다고 한다.

 

기업조사센터 관계자는 ‘인재 미스매칭과 입사 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면접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부분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기업들이 많다’며 실제로 조사결과를 받은 후 합격을 취소한 기업들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 일본의 직업안정법에서는 기업들이 채용활동 시에 지원자의 출신이나 사상과 같은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의 지침에서도 공정한 채용을 위해 적성이나 능력과 관계없는 정보 파악과 신원조사는 취업차별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노동법 전문변호사는 ‘채용활동 시에 진행되는 SNS 조사는 문제의 소지가 있는 동영상이나 차별적 발언 등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신원조사에 해당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노동조사 총연합회가 올해 4월에 실시한 조사에서는 과거 3년 사이 취업활동에 참여한 적 있는 직장인 1000명 중 약 10%정도가 채용과정에서 기업이 자신의 SNS를 조사한 것을 인지하였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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