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12.21 09:48 ㅣ 수정 : 2023.12.21 09:48
"유럽, 中 소비지표 훈풍…신흥국은 '탈중국' 수혜 기대감"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유안타증권은 최근 유럽과 신흥국 증시가 중국의 영향으로 신고가를 기록 중이라고 평가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1일 보고서를 내고 "이달 독일과 프랑스, 인도, 브라질, 멕시코 증시가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했다"며 "유럽 증시는 경제 역성장과 낮은 이익성장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강세 기조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23개 선진국 증시 중 수익률 1위는 이탈리아"라고 분석했다.
민 연구원은 "유럽 증시 신고가 경신은 지정학적 우려에 따른 방산주 강세와 글로벌 에너지 가격 하락, 중국 소비 지표 회복 등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독일 증시에서 YTD(연초 이후 수익률) 기준 1위 기업은 레오파르트2 전차의 주포를 제작하는 라인메탈(Rheinmetall)로, 연초 대비 53.2% 상승했다.
또 유럽 지역의 따뜻한 기온으로 현지 천연가스 재고는 88.4%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10년 평균 재고율 71.2%를 웃도는 수준이며,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초 강세 원인이었던 중국 소비 지표가 재차 반등하는 것도 유럽 증시 강세에 일조하고 있다. 최근 확인된 중국의 올해 11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10.1% 증가했는데, 특히 의류와 귀금속의 상승 폭이 컸다.
민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 하향 안정은 산업 측면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최근 다수 국가 증시에서 유가 하락과 연말 성수기의 호재가 더해진 항공주 강세가 확인되고 있는데, 유가는 미국 증산을 기반으로 내년에도 안정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신흥국 증시 중 이달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한 인도는 탈(脫) 중국 기조의 대표적 수혜국으로 주목된다.
올해 인도 증시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65억3000만달러 수준인데, 이는 한국(84억2000만달러)과 대만(33억9000만달러), 브라질(57억5000만달러)의 합계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민 연구원은 "미국의 대중 견제가 장기 패권을 위해 정권 변화와 무관하게 진행되는 사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인도는 장기적 관점에서 분명한 기회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올해 외국인 직접투자의 선택을 받은 것은 인도와 같은 스토리를 가진 멕시코였다"며 "멕시코 증시의 신고가 경신이 비교적 더 실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브라질 증시의 경우 철광석 가격 상승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수출 품목 순위는 대두와 원유, 철광석 순인데, 증시 내 시가총액 비중은 철광석 기업인 발리(Vale)가 14.5%로 가장 높다.
민 연구원은 "철광석 가격은 지난 10월 말 이후 10.7% 상승하면서 주요 원자재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같은 기간 브라질 증시 내 수익률 1위 기업은 124.2% 상승한 철광석 수출 기업 CSN 미네라차오(mineracao)였으며, 시총 1위 기업 발리도 11.3% 올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