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내년에도 '화수분 전략' 박차…BTS '군백기' 채운다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하이브(352820)의 성장 동력인 ‘화수분 전략’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전원이 군복무에 돌입한 가운데, 멀티 레이블 체제로 다양화된 IP(지적재산권)와 신예 발굴로 지속적인 수익원을 확보해 BTS 공백의 여파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하이브의 전일 종가는 23만4500원으로 지난달 말(21만5500원) 대비 8.82% 상승했다.
하이브의 주가는 올해 6월 30만원선을 돌파했으나 이후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면서 지난달 장중 18만원선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대표 아티스트 BTS의 군입대 이슈가 지속적으로 하이브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하이브의 전체 매출 중 BTS가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웃돌았는데, 시장에선 BTS 입대 이후 나타날 수익 공백에 대한 우려가 확대됐다. 완전체 활동이 잠정 중단된 올해에도 소속 멤버인 정국과 뷔, 지민의 솔로 활동이 하이브 실적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달 11~12일 RM과 뷔, 지민, 정국 등 나머지 멤버들이 입대가 순차적으로 이뤄지자 시장에선 오히려 불확실성이 소멸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군복무 종료 시점이 2025년 6월 전후로 확정되면서 이후 나타날 수 있는 보복 소비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형성됐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BTS 4명의 연말 입대 발표는 오히려 불확실성 리스크를 해소했다고 판단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며 “내년 하이브의 예상 영업이익은 올해 3000억원에서 8.1% 증가한 3240억원이 될 것이며, 엔터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BTS 멤버 전원 전역 이후 연말부터 활동이 재개된다면, 3년 만의 완전체 활동으로 팬덤의 역대급 보복 소비가 전망된다”며 “해당 기대감은 내년 하반기부터 주가에 선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브가 지속적으로 다른 아티스트들을 영입 및 육성하고 글로벌 진출을 꾀하고 있다는 점도 주가 방어에 일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는 산하 레이블 플레디스의 아이돌 그룹 세븐틴은 올해 일본에서 진행한 ‘더 시티’ 프로젝트에서 8만명에 육박하는 팬들을 모집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1월 18일부터 일본 △도쿄 △사이타마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등 5개 주요 도시에서 진행한 더 시티 프로젝트에선 총 58만개의 스탬프와 16만여장의 포토 카드가 발행 및 배포됐다.
더 시티 이벤트를 방문하면 주는 ‘디지털 스탬프 랠리’에는 약 7만8000명이 참여했는데, 이는 전년 동일 행사 참여자(2만8000명)의 약 3배 수준이다. 일평균 참가자도 지난해 1800명에서 2500명으로 늘었으며, 행사 도시도 3개에서 5개로 늘어났다.
더 시티 프로젝트는 일본뿐만 아니라 2024년 2월까지 태국 방콕에서도 진행될 예정이다.
한현록 하이브재팬 CEO는 “하이브가 보유한 강력한 아티스트 IP와 내재화된 사업 역량을 통해 ‘콘서트 플레이 파크’를 진화시켜 팬들에게 더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겠다”며 “더 시티가 지역 활성화에도 공헌하는 사업 모델이 되도록 지자체나 기업과 폭넓게 협력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공식 유튜브를 통해 자사 K팝 아티스트 양성소인 ‘하이브 T&D(트레이닝 앤 디벨롭먼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하이브 T&D는 하이브 레이블 소속 연습생을 발탁하고 전반적인 교육을 관장하는 기관이다.
이번에 공개한 유튜브 영상에선 BTS와 투모로우바이투게더(투바투), 엔하이픈, 르세라핌, 앤팀 등 하이브 T&D 트레이닝 과정을 거쳐 데뷔한 아티스트들과 이들을 길러낸 교육 담당자들이 대거 출연해 T&D 시스템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이브는 해당 T&D 시스템을 미국과 일본 등 해외시장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K팝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T&D 시스템을 적용받은 앤팀은 일본을 활동 거점으로 두고 있으며, 내년 미국에서 데뷔 예정인 걸그룹 ‘캣츠아이’의 준비 과정에도 T&D가 활용된 바 있다.
하이브 관계자는 “보컬 트레이너와 심리 전문가, 교육 종사자, 마케터 등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인력 구성을 통해 폭넓은 교육이 가능한 체계를 갖출 수 있었다”며 “K-팝의 세계화 흐름에 발맞춰 다양한 문화와 정서를 아우르는 교육 시스템으로 고도화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선 BTS의 공백에 따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면서도, 신규 IP의 발굴이 하이브의 질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BTS 공백이 불가피하지만 뉴진스를 비롯한 기타 아티스트의 글로벌 팬덤 성장 및 대중 인지도 상승 추세가 이어져 전사적인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내년에는 BTS 이외의 성장이 두드러지는 해가 될 전망”이라며 “현재 다변화된 IP를 통해 질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으며, 내년 신사업 분야의 가시적 성과와 내후년 BTS 컴백에 따른 폭발적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