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나는 리볼빙 잔액…높은 연체율에 카드사 건전성도 우려

김태규 기자 입력 : 2023.12.15 09:10 ㅣ 수정 : 2023.12.15 09:10

리볼빙 관리 나선 금융당국…KB국민카드, 올해 리볼빙 잔액 증가 최고
중·저신용자 금리 19%대…연체율 증가와 맞물려 건전성·수익성 모두 악화
업계 "연체율 악화됐으나 관리 가능한 수준…대손비용 확대 등 건전성 관리 노력"
국민카드 "신용판매자산 증가‧경기침체에 따른 자금 수요 증대 영향에 잔액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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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금융당국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카드사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 규모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비자의 연체 위험과 함께 카드사의 건전성도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카드사의 리볼빙 광고 문구가 소비자의 오인을 야기한다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금감원이 소비자경보를 발령한 배경으로는 최근 고금리가 지속됨에도 리볼빙 잔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점이 지목된다.

 

2021년말 6조1000억원이던 리볼빙 잔액은 2022년말 7조3000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올해 10월 말에는 7조5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올해 국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 가운데 리볼빙(결제성) 잔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KB국민카드다. KB국민카드의 리볼빙 잔액은 지난해 말 1조3970억원에서 1조5165억원으로 1195억원(8.55%) 늘어났다. 이어 △롯데카드 9822억원→1조957억원(1135억원, 11.56% 증가) △신한카드 1조4965억원→1조6069억원(1104억원, 7.38% 증가)  △삼성카드 1조2397억원→1조3464억원(1067억원, 8.61% 증가) △하나카드 4385억원→4603억원(218억원, 4.97% 증가) △우리카드 4437억원→4549억원(112억원, 2.52% 증가)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카드는 같은 기간 1조2645억원에서 9788억원으로 2857억원(22.59%) 줄었으며 BC카드 역시 342억원에서 124억원으로 218억원(63.74%) 감소했다.

 

문제는 리볼빙의 이자율이 법정 최고금리(20%)에 육박할 정도로 높다는 점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10월말 기준 중‧저신용자(신용점수 700점 이하) 대상 리볼빙 평균금리는 △KB국민카드 19.24% △BC카드 19.16% △현대카드 19.01% △롯데카드 18.94% △신한카드 18.87% △하나카드 18.57% △우리카드 17.80% △삼성카드 17.35% 순으로 나타났다.

 

리볼빙은 카드사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로 꼽힌다. 카드업계는 올해 조달금리 상승과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의 여파로 순익 규모가 크게 줄었다.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리볼빙, 카드론 등 대출성 상품을 통해 수익 방어에 나서고 있다.

 

리볼빙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저축은행‧대부업체 등 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는 차주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상황에서 차주들이 높은 리볼빙 금리를 감당하지 못하고 연체가 급등하는 등 건전성 부담이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대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해 리볼빙을 이용하는 상황에서 높은 금리가 더해지며 연체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의 올해 3분기말 기준 평균 연체율은 1.67%로 전년 동기에 비해 0.6%포인트(p) 상승했다. 리볼빙 잔액 증가와 연체율 악화가 맞물린 것이다.

 

이는 건전성 뿐 아니라 카드사의 수익 악화와도 연결된다. 카드사들은 올해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대손비용 규모도 확대했다. 대손비용은 추후 수익으로 환입될 수 있지만 당장은 손실로 처리되기 때문에 수익이 감소하는 것이다.

 

각 사별로 보면 2%를 넘어선 곳은 △하나카드 2.25% △우리카드 2.10% △KB국민카드 2.02% 등 3곳이다. 이어 △신한카드 1.62% △롯데카드 1.58% △삼성카드 1.15% △현대카드 0.99% 순으로 집계됐다.

 

다만 카드업계는 현재의 연체율 수준은 관리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리볼빙 이월잔액이 늘어나는 것은 카드대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하는 차주가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라면서도 "현재의 연체율 수준은 관리 가능한 정도이며, 업계 전반에서 대손비용 확대와 보수적 영업 등 건전성 관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리볼빙 금리는 카드사에 따라 여러 요소로 결정된다"면서 "리볼빙 금리가 높은 것은 최근 조달 비용증가와 연체율 증가에 따른 신용원가상승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드채 금리가 하락 추세에 있어 이에 따라 점차적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나 건전성 추세에 따라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리볼빙 이월잔액 증가는 물가 상승에 따른 카드 신용판매자산 증가와 경기침체에 따른 자금 수요 증대 영향"이라며 "고금리 시기 취약차주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 및 모니터링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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