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SK증권은 최근 은행권이 준비하는 상생금융 규모가 2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관측했다. 시중은행 중 가장 부담이 큰 곳으로 소호(SOHO) 대출 잔액 규모가 가장 많은 KB국민은행을 지목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12일 보고서에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대략적으로 올해 말 기준 대출금리가 연 5%를 초과하는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해 차주 1인당 대출 1억원에 대해 연간 최대 150만원(1.5%)의 이자비용을 환급해주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같이 분석했다.
설 연구원은 “이번 상생금융의 대상이 되는 예금은행 기준 소호(SOHO) 대출 잔액은 2023년 10월 말 약 450조원 수준에 달한다”며 “10월 기준 전체 중소기업 신규 대출액의 금리 구간별 비중을 소호 대출에 적용해보면 상생금융 정책이 적용되는 대출금리 5% 이상 소호 대출은 약 279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출금리 5%를 기준으로 최대 1.5%까지 이자비용을 환급해준다고 가정하는 경우 대상 금액은 예금은행 전체 기준 약 2조25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며 “전반적인 소호 대출 포트폴리오가 은행별로 동일하다고 가정하고, 잔액 대비 개별 은행 대출 비중으로 배분할 경우 4대 시중은행 기준 약 2600~4400억원 수준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9월 말 기준 약 88조원의 소호 대출을 보유한 KB국민은행의 부담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며 신한(66조원), 하나(60조원), 우리(52조원) 순으로 높은 비용 부담이 발생할 전망”이라며 “전체 그룹 기준으로는 기존 추정치 대비 약 5~6% 수준의 당기순이익 하락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설 연구원은 “상생금융의 취지 자체는 긍정적이나 신용이 양호한 차주에 대한 모럴해저드나 신용리스크를 반영하지 못하는 대출금리로 인한 소호 신용공급 유인 축소 등 수반될 수 있는 여러 이슈에 대한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국내 내수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소호 대상 상생금융을 통한 지원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과 코로나19를 거치며 가파르게 상승한 소호 대상 채무로 인한 부담 등도 예상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