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금융시장에서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는 데 대해 ‘코어(근원) 물가 하락세가 관찰되는 게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시장에서 다소 앞서 나가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지만 과도한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보고서에서 “지난 1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매파적(긴축 선호) 발언에도 불구하고 국채금리가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등 금융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분위기가 한층 강화됐다”며 이 같이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현지에서는 금리 인하폭에 대한 컨센서스(시장 전망치)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 워치(Watch)는 내년 3월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되고 내년 말까지 0.25%포인트(p)씩 5차례의 인하가 가능성을 제기한다.
반면 블룸버그는 2024년과 2025년 각각 4차례씩(1.00%p) 인하를 예상하고 있고, 글로벌 금융그룹 ING는 2024년 6차례, 2025년 4차례의 금리 인하까지도 관측하는 등 공격적인 금리 인하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박 연구원은 “경기 흐름만 보면 미 연준이 내년 2분기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여지가 있다는 생각”이라며 “미국 주요 경제지표가 성장률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추세다. 즉 4분기부터 성장률 둔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상 경로로 진입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관건은 물가, 특히 코어 소비자 혹은 코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수준”이라며 “시장 전망치는 코어 PCE 상승률이 연말 전년 대비 3.5%를 기록한 이후 2024년 2분기에는 2.7%까지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10월 미국 코어 PCE 상승률은 전년 3.5% 수준을 기록했다”며 “따라서 현재의 둔화 기조 유지시 내년 2분기부터 코어 PCE 상승률이 2%대로 진입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전인 12일 발표될 11월 소비자물가의 경우 헤드라인과 코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전년동월 3.1%와 4.0%로 예측되고 있다”며 “11월 소비자물가에 대해 시장이 다소 안도를 하고 있지만 코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시장이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을 앞서가고 있을지는 코어 PCE 및 코어 소비자물가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내년 1분기 이들 물가 추이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경기 지표와 고용시장 흐름을 감안하면 1분기 중 코어 PCE 및 코어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가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