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일 기자 입력 : 2023.12.04 09:11 ㅣ 수정 : 2023.12.04 09:11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하나증권은 은행권의 올 4분기 실적에 상생금융 비용이 선(先)반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실적이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하회하고, 배당도 감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4일 보고서에서 “약 2조원 규모의 상생금융 대책을 마련하는 은행권이 고금리로 대출받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이자를 일부 돌려주는 캐시백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특정계층의 대출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방안은 고신용자가 저신용자보다 대출금리가 더 높아지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순이자마진(NIM) 측면에서도 왜곡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적인 환급 지원 규모의 윤곽이 잡혀질 경우 예상 캐시백을 충당금 또는 영업비용 형태로 선인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르면 4분기 중 상생금융 관련 비용 처리가 가능할 수도 있다”며 “최대한 4분기 중 많은 규모의 상생금융 비용을 인식하려는 노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반영할 경우 은행 4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대폭 하회할 공산이 크다고 판단한다”며 “이는 배당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주당배당금(DPS)도 시장 기대치를 다소 밑돌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 연구원은 “상생금융 비용이 선인식될 경우 배당이 예상보다 소폭 적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겠지만 불확실성의 선제적 반영이라는 점에서는 주가에 크게 부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배당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경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은행들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늘릴 가능성은 오히려 더 커졌다”고 판단했다.
최 연구원은 “미국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국내 금리에도 영향이 예상되고, 올해부터 은행들이 배당 선진화 방안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12월 배당 랠리 가능성은 낮아졌다”며 “총선 직전인 내년 1~2월까지는 규제 불확실성 또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은행주는 쉬어가는 흐름이 예상된다는 기존 의견을 계속 유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