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롯데웰푸드·크라운해태 호실적에도 ‘울상’…‘곡물가 상승’ ‘정부 압박’ 이중고
3분기 영업이익 크라운해태 199억원, 롯데웰푸드는 806억원 기록
지난해 업계 최저 상황에 따른 기저효과로 분석
밀 수급과 정부 가격 압박에 내년까지도 불황 예상돼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국내 과자 업계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올랐다. 크라운해태홀딩스는 지난해 동기 67억원에서 올해 199억원으로 197% 증가했으며, 롯데웰푸드는 3분기까지 연결기준 지난해 572억원에서 40.9% 오른 806억원을 영업이익으로 기록했다.
하지만 업계는 지난해 대비 기저효과일 뿐, 차가운 시장 분위기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불황에 이어 최근 정부의 물가 압박까지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공시에 따르면 크라운해태는 올해 3분기 매출 25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426억원의 매출액에서 5.9% 증가한 수준이다. 3분기까지 누적했을 때 매출액은 7222억원에서 7686억원까지 6.4% 올랐으며, 영업이익은 249억원에서 522억원으로 109.6% 상승했다.
앞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롯데웰푸드는 매출액으로 1조865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1조1033억원에서 1.5% 감소한 모습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을 봤을 때는 선전한 것으로 보이나 평년과 다르게 큰 실적은 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크라운해태 관계자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순이익이 8억원이 나올 정도로 지난해 실적은 업계의 시장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며 "올해 3분기 실적은 지난해에 대한 기저효과"라고 말했다.
업계는 국제 곡물가로 원재료 영향을 받아 왔는데 최근 정부의 물가 관리 압박까지 받으면서 시장이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경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해 국제 밀 가격은 급등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 따르면 당시 밀 가격은 부셸(약 27.2kg)당 12.94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밀 생산 국가 중 하나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밀 수급 우려가 증폭된 탓이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흑해곡물협정'을 체결해, 세계 4대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에서 전체 곡물 수출량의 75%를 책임지는 항구들에 수출 항로를 열어주기로 했다. 이에 막혔던 수급 문제가 뚫려 밀 가격은 다시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7월 러시아가 해당 협정을 파기하면서 밀 가격은 다시 올랐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물가 안정 TF팀을 꾸려 기업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기 시작, 업계는 사면초가 상태다.
제과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정부에선 서민 경제 안정을 위해 제품 가격을 올리지 말고 제품량을 줄이지도 말라고 하니 업계는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는 언제까지 이 상황을 버텨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밀 가격은 불안정한데 정부 가격 제재에 나서니, 이 압박이 끝나면 업계는 생존하기 위해서라도 제품 가격을 올리려 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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