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보릿고개 이겨내자…보수적 기조로 실적 하락 방어
지주계 카드사 3분기 실적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하락
삼성카드, 올해 누적 순익 5.8% 감소…별도 기준 0.8% 줄어
본업 '신용판매' 부문 강화 및 할부리스 축소로 보수적 영업
"장기차입금 중심 만기 분산 및 비용효율화로 3분기 실적 선방"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지주계 카드사들이 올해 3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기업계 카드사인 삼성카드가 수익을 선방하면서 가장 낮은 순익 감소율을 보였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신한‧KB국민‧우리‧하나)의 3분기 누적 순익 총액은 9869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1조2846억원에 비해 23% 감소한 수치다. 각 사별로는 △신한 20% 감소 △KB국민 22.7% 감소 △우리 34.1% 감소 △하나 23.1% 감소를 보였다.
지주계 카드사들이 순익이 모두 20% 이상 감소한 가운데 삼성카드의 순익 감소가 한 자릿수에 그쳐 선방했다는 평을 업계 안팎에서 받고 있다.
삼성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3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줄었다. 3분기만 놓고 보면 순이익은 1395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0.8% 감소하는데 그쳤다.
카드업계의 실적 감소는 조달금리 상승으로 인한 비용 부담 증가에 기인한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채권 발행을 통해 사업자금 대부분을 충당한다. 채권금리가 올라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이자비용이 커지면서 수익이 악화한 것이다.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비용 확대도 실적 감소의 원인이다. 올해 3분기 기준 지주계 카드사의 연체율은 △KB국민 1.22% △우리 1.36% △하나 1.66%로 나타났다. 이들 카드사 모두 전분기 대비 연체율이 상승했다. 신한카드는 1.36%로 전분기 대비 개선됐으나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지주계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높은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삼성카드는 올해 3분기 연속 연체율 1.1%를 유지하며 악화를 피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체율 마지노선을 2% 수준으로 보고 있다.
삼성카드가 지주계 카드사에 비해 실적을 방어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탄탄한 자본이 꼽힌다. 삼성카드의 자산은 29조5736억원으로 신한카드의 44조4634억원에 비해 적으나 자본은 8조304억원으로 신한카드의 7조9381억원에 비해 많다. 부채는 삼성카드 21조5432억원, 신한카드 36조5253억원이다. 삼성카드의 경우 부채가 적고 자본이 많아 조달 부담이 적은 것이다.
보수적인 영업 기조 역시 수익 악화를 막는데 기여했다. 삼성카드는 대출이나 자동차금융 등 리스크가 큰 비카드부문 보다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을 강화하며 영업활동을 이어왔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의 개인 신용판매 이용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4.5% 오른 32조7000억원으로 견조한 성장 추세가 지속됐다"면서 "신용판매를 제외한 카드대출 및 할부리스 부문 이용금액은 부진 추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경기 불확실성 및 건전성 관련 우려 등을 종합하면 질적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장기차입금 중심으로 자금의 만기를 분산해 금융비용 상승을 억제하고, 비용효율화를 통해 판매관리비를 절감해 3분기 실적을 선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고액이면서 만기가 긴 자동차 할부와 리스의 수요가 감소했다"면서 "할부리스 사업은 시장상황을 감안해 양적인 성장보다는 수익성 확보 등 질적인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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