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계 카드사, 조달비용‧대손충당금 증가에 실적 악화…내년 전망도 '흐림'
4대 금융 카드사 3분기 순익 감소…우리카드 감소폭 가장 커
하나카드, 연체율 1.66%로 가장 높아…신한카드는 연체율 개선
5% 육박하는 여전채 AA+ 3년물 금리에 조달비용 부담 증가
내년 상반기까지 조달부담 심화 및 대손충당금 적립 불가피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4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신한‧KB국민‧우리‧하나)들이 조달금리 상승과 대손비용 증가 영향으로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5877억원에 비해 20.2% 감소한 4691억원이다. 3분기 별도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1750억원 대비 13.0% 감소한 1522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분기 1502억원에 비해서는 1.3% 성장했다. 다만 9월 말 기준 연체율은 1.35%로 전분기 1.43%와 비교해 0.07%포인트(p) 개선됐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전분기 대비 조달 및 대손비용 증가에도 신용카드, 할부금융, 리스 등 전 사업영역의 고른 성장으로 전분기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3523억원과 비교해 22.7% 감소한 2724억원이다. 3분기만 놓고 보면 79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8.3% 감소했다. 9월말 기준 연체율은 1.22%로 6월 말 1.16%와 비교해 0.06%p 악화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금융자산 성장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지속으로 인한 조달비용 증가, 신용손실충당금 전입 증가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감소했다"면서 "9월 말 기준 연체율은 상승했으나,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 비율은 329.0%를 기록하며 여전히 안정적인 손실 흡수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카드의 경우 전년 동기 1656억원 대비 23.1% 감소한 1274억원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3분기만 보면 548억원으로 전분기 524억원 대비 4.6% 낮아졌다. 다만 전년 동기 469억원에 비해서는 16.8% 증가했다. 연체율은 9월 말 기준 1.66%로 4개 카드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는 6월 말 1.48%에 비해 0.18% 오른 수치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경기 둔화 및 금리 인상 등 어려운 환경이나 지난해 3분기(별도) 대비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16.8% 성장했다"면서 "4분기에도 성장 흐름을 이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카드는 이들 4개사 가운데 가장 감소폭이 컸다. 우리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180억원으로 전년 동기 1790억원과 비교해 34.1%나 줄었다. 3분기 별도 순익은 360억원으로 전분기와 동일하게 나타났다. 연체율은 9월 말 1.36%로 전분기 1.16% 대비 0.2%p 상승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신용판매 매출 확대 및 금융자산 수익성 제고를 통한 영업수익 증가에도 고금리 환경 지속으로 인한 조달, 대손비용 증가 영향에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감소했다"면서 "4분기 자산 건전성 관리 강화 및 영업 효율화를 통해 비용 증가를 최소화하고 독자카드 고객 기반 확대를 통한 본업경쟁력 강화에 힘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카드사들의 이 같은 실적 악화는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가 급등한 영향이다. 이달 27일 기준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4.907%다.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올초 5%대를 보이다 하락세를 보이며 3월 말~5월 초 3%대 후반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이후 다시 오름세로 전환해 5%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대손비용이 늘어난 점도 실적 악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2024년 금융산업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여전채 금리가 반등하는 등 조달비용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연체율 상승 대응을 위한 대손충당금이 급격히 상승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높은 조달비용 부담 및 연체율 관리를 위한 대손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반기 금리 인하가 단행된다고 해도 인하폭과 속도는 점진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에서는 실적 악화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초 여전채 금리가 5%를 넘었으나 하락세를 보여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다리 오름세로 전환하며 조달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고금리와 고물가로 연체율도 상승해 4분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도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자비용 축소를 위해 조달 수단을 다각화하는 등 수익성 방어에 나서고 있다"면서 "조달금리가 안정될 때까지는 대출 축소 등 보수적인 영업을 이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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