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눈] 물류단상(物流斷想): ‘가시성’에서 답을 찾는 화물운송플랫폼 시장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3.10.27 00:30 ㅣ 수정 : 2023.10.27 00:30

[기사요약]
‘가시성’은 초연결 시대의 산물, 우리 생활에서는 이미 일상화 되어..
라스트마일 시장 성장의 원동력 ‘가시성’, 미들마일 화물운송시장도 변화 급격하게 이루어질 것
가시성 필요한 이유, 예상치 못한 리스크 대비와 부가가치 창출
가시성의 근본적 걸림돌인 ‘개방성’ 이슈, 해결방안 모색에 관심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출처=leansupplysolutions]

 

[뉴스투데이=김승한 (주)화물맨 부사장/경기대 겸직교수] 초연결의 시대에서 ‘가시성’은 너무 당연한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앱에서 택시를 부르면 어디 오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온라인 주문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바로바로 알 수 있고, 네비게이션이 제공하는 ETA(도착예정시간)를 통해 약속시간 준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예전에는 놀라웠던 일들이 더 이상 ‘어매이징’하진 않다.

 

사실 라스트마일 시장 성장의 원동력이 ‘가시성’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어느덧 B2C 고객은 이미 ‘가시성’이라는 서비스에 암묵적으로 청구되는 비용을 흔쾌히 지불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미들마일 화물운송시장은 어떨까? 서비스가 주는 효용에 대해 지갑을 열어야 할 화주는 ‘비용’에 더 민감한 것이 사실이고, 차주는 화주와 가시성 정보 교환을 통해 얻는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B2C 소비자들이 그러했듯이 화주들이 지갑을 열어야겠다고 결정하는 순간, 굳이 ‘가시성’이 기본옵션으로 장착된 자율주행트럭 등장 이전이라도 미들마일의 변화는 급격하게 이루어질 것이고, 이는 댐이 무너지는 속도에 비견될 정도로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다.

 

image
[출처=transportify]

 


• ‘가시성’이 왜 필요할까?

 

일반적으로 ‘가시성’의 필요성은 미리 계획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을 제공하는 데 있다.

 

이는 다시 2가지 관점으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예상치 못한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부가적인 가치를 창출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육상운송의 예는 아니지만, 예전에 S전자가 해외 공장의 자재공급을 위해 한 달 넘게 걸리는 해상운송이 예상도착시간에 도착을 못한 경우, 공장 가동을 위해 똑같은 자재를 항공으로 운송해서 생산납기를 맞추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였고, 며칠 후에 항구를 통해 들어온 자재들은 폐기처분하게 되는데 이런 비용이 매년 수천억 규모였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제조 현장의 현실이었다.

 

당시 필자가 개발을 주도한 Cello 기반 가시성 서비스를 통해 S전자는 생산납기에 대한 리스크를 감소할 수 있었고, Cello 서비스 계약을 통해 관련 비용을 지불하게 되었다.

 

국내 화물운송시장에도 비슷한 예를 들자면 공사현장에 인력과 타 자재들이 준비되어 있는데 특정 자재가 도착하지 않아 관련 공사 진행이 미뤄지는 경우 가시성 정보가 미리 화주 측에 제공되었다면, 지연에 따른 비용을 최소화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 것이다.

 

image
[출처=interlakemecalux]

 

필자의 회사는 최근 화물차 전용 네비게이션인 ‘아틀란 트럭’과의 앱투앱(App-to-App) 연동 협업을 시작하였는데, 이는 차주 고객에게 화물정보망의 기본 서비스인 화물배차처리와 함께 실시간 가시성 제공이라는 추가적인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다.

 

화물트럭에는 일반 승용차와 달리 많은 제약조건이 존재한다. 트럭의 높이나 화물중량 등에 따라 통행이 제한되는데, x톤 이상 진입금지, 통행시간 제한, 위험물 적재 통행 제한, 하이패스 전용 나들목(TG) 지정 등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제약조건은 아니지만 차주의 편의성 측면에서 필요한 정보들도 많은데, 좁은 길 회피라든지, 유턴 회피, 방지턱 최소길, 배기가스 5등급 통행 제한, 스쿨존 회피, 심야할인% 자동계산 등 일반 승용운전자가 신경 쓸 필요 없는 각종 정보는 차주들에게 부가적인 가치를 제공한다.

 

네이게이션이 제공하는 로드뷰 정보도 각종 물리적 제약이 존재하는 차주 입장에서는 목적지 출발 전에 확인하면 매우 유용한 정보라 할 수 있다.

 

image
[출처=business2community]

 


• 화물운송플랫폼이 풀어야 할 ‘가시성’ 숙제들

 

이런 많은 이점과 가치에도 불구하고 화물운송플랫폼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가시성’ 정보의 유통을 가로막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존재한다.

 

가장 근본적인 걸림돌은 개방성 이슈라 할 수 있다.

 

예전에 선사들이 해상운송정보의 공개를 꺼리던 이유도 각종 해상사고 발생 시 정보소유자만의 우월성을 지키려 했었기 때문이다.

 

트럭 차주 분들도 마찬가지인데 이는 신뢰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고, 자신의 위치 정보를 포함한 여러 정보를 추가적인 대가없이 화주에게 제공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통신비, 배터리 등의 이유로 차주들이 화물정보망 접속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양방향 가시성 정보 유통 및 제공을 가로막는 직접적인 걸림돌이다.

 

흔히 가시성이라고 했을 때 물리적(위치) 가시성을 떠올리기 쉬운데, 국내 화물운송시장의 특성상 ‘재무적’ 가시성 정보가 훨씬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물리적 가시성과는 반대로 재무적 가시성은 운송을 의뢰하거나 중개하는 화주 혹은 (운송)주선사가 원천적인 정보제공의 주체가 되는데 운송비 지불시점이 불명확할 뿐만 아니라, 완벽한 보장도 되지 않는다는 점이 꾸준히 지적되어 왔었다.

 

image
LG유플러스가 최근 화물중개플랫폼 ‘화물잇고’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출처=LG유플러스]

 

최근 LGU+까지 화물정보망플랫폼 시장에 들어옴으로써 SKT, KT 등 통신 3사의 화물 모빌리티 플랫폼 경쟁이 본격 시작되었는데, 공통된 전략적 방향성은 가시성, 즉 기존 화물운송시장의 관행을 뛰어넘는 물리적 가시성은 물론이고, 운송비 바로지급 같은 재무적 가시성을 동시에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무릇 ‘가시성’이 화두가 되는 시점이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image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