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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우량매물 쏟아지는데…KDB생명, 연내 매각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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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기자
입력 : 2023.10.17 08:32 ㅣ 수정 : 2023.10.17 08:32

하나금융, KDB생명 실사 진행 후 인수 여부 '고심'
산은, 유상증자 등 인수자 부담 덜기 위해 안간힘
낮은 K-ICS 비율 걸림돌…자본확충 노력에도 개선 '제한적'
하나금융, ABL생명‧롯데손보 등 우량매물 눈 돌릴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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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DB생명]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KDB생명이 매물로 나온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하나금융지주의 고민이 길어지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이 KDB생명을 인수하는 대신 다른 우량매물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KDB생명에 3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추가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잠재 인수사인 하나금융의 인수 부담을 덜기 위한 것이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말 KDB생명에 대한 실사를 마무리하고 인수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 올해 7월 실사를 시작한 하나금융은 당초 지난달 중순까지 최종 인수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이다.

 

하나금융이 인수를 결정하면 KDB생명의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인수가 협상을 진행한다.

 

시장에서는 KDB생명의 적정 매각가를 2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다만 KDB생명의 재무구조가 취약해 정상화를 위해서는 최대 1조원 가까운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K-ICS)이 낮기 때문이다.

 

올해 3월말 기준 KDB생명의 K-ICS 비율은 47.7%에 불과하다. 경과조치를 적용하면 101.7%로 법정 권고치 100%를 간신히 넘어서지만, 금융감독원 권고 수치인 150%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지급여력비율이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것으로 보험사의 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지표다. K-ICS 비율이 낮으면 인수자는 이 비율을 맞추기 위해 자금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매각에 리스크로 작용한다.

 

KDB생명은 하나금융의 인수 결정을 앞두고 자본 확충에 나서면서 매각 성사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 올해 8월에는 142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으며, 지난달 4일에는 12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 발행을 결정한 바 있다.

 

산업은행도 하나금융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원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당초 2000억원으로 평가된 구주가를 1000억원 수준으로 낮춰 협의를 진행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은 3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2대 주주로 남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KDB생명의 K-ICS 비율 제고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월 말 기준 업계 평균인 192.6%와 비교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은 8월 KDB생명의 유상증자와 관련해 "경과조치에 따라 구 제도(RBC)에 따른 기발행 자본성증권이 지급여력금액으로 전액 인정돼 금번 증자가 K-ICS 비율 개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장에 우량매물이 풀리고 있어 하나금융이 다른 매물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KDB생명을 인수해 정상화를 위해 투입해야 하는 비용을 감안하면 우량 매물을 인수하는 것이 더욱 수월하다는 것이다. 당초 하나금융은 KDB생명 입찰에 참여하면서 '비구속적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이는 구속력이 없는 것으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도 리스크 부담이 없는 것이다.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 가운데서는 ABL생명이 좋은 매물로 언급된다.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보유한 ABL생명은 최근 매각 절차를 본격화했다. ABL생명의 매각가는 3000억~4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현재 ABL생명 입찰에는 사모펀드 세 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에 참여한 세 곳의 사모펀드와 달리 이미 생명보험 계열사를 보유한 하나금융이 참여한다면 대주주적격성심사를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다만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판매해 온 ABL생명은 이차역마진 부담이 크다는 변수가 있다. 또 저축성 및 변액보험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있어 수익성이 크지 않은 점도 약점으로 지목된다.

 

아직 매물로 나오지는 않았으나 다자보험그룹이 보유한 또다른 생보사 동양생명도 잠재 매물로 거론된다. 동양생명의 매각가는 1조2000억~1조6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동양생명은 KDB생명, ABL생명과 비교해 가격이 높지만 업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올해 상반기 20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어 매력적인 매물로 꼽힌다.

 

또 최근 롯데손해보험이 매물로 나오면서 하나금융이 손해보험사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있다. 롯데손보의 최대주주 JKL파트너스는 최근 JP모건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을 추진 중이다.

 

롯데손보는 올해 상반기 11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업계 8위를 기록했다. 롯데손보의 매각가로는 최대 3조원이 언급되기도 한다. 다만 롯데손보의 시가총액이 약 8000억~9000억원 수준인 만큼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도 3조원은 과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KDB생명 인수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당초 '비구속적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던 만큼 인수하지 않는다고 해도 리스크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보험사를 인수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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