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LG유플러스-왓챠 분쟁' 누구 손 들어줄까
[뉴스투데이=송서영 기자] '한 식구'를 꿈꿔온 국내 이동통신 업체 LG유플러스와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체 왓챠가 기술 탈취 여부를 놓고 분쟁에 휩싸였다.
선공을 펼친 곳은 왓챠다. 왓챠는 LG유플러스가 왓챠의 기술을 탈취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왓챠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양측이 이처럼 상반된 입장을 보여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왓챠 인수설(說)은 지난해부터 불거지면서 LG의 지원을 받는 새로운 OTT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게 했다.
그런데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인수 논의가 10개월이 지난 올해 5월 갑자기 인수 무산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왓챠가 LG유플러스를 공정위에 신고한 시점도 이 때다.
왓챠는 인수합병이 될 것이라는 LG유플러스 말만 믿고 지난 10개월 동안 핵심 기술 정보를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왓챠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지주사 승인까지 끝냈다는 얘기도 했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시장 상황상 투자를 철회하게 됐다’는 통보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인수 준비를 마친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결정적 이유 없이 인수를 뒤엎고 기술만 탈취했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그동안 왓챠 기술력이 모두 담긴 시스템에 접속해 자료를 열람했다.
왓챠 관계자는 "합병이 무산된 후 LG유플러스가 자체 OTT를 낸다는 기사 등을 접할 때면 기술 탈취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왓챠 관계자는 "왓챠가 중소기업이지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며 지난 수년동안 글로벌 사업자나 대기업들과 경쟁하며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기술력"이라며 "LG유플러스의 이번 행태는 왓챠 기술 등 회사 기업가치를 상당 부분 빼앗은 것이나 다름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미디어 사업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왓챠 경영권 확보를 목적으로 투자를 검토했지만 시너지 효과 및 국내 OTT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인수를 중단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왓챠 인수 검토는 양사간 비밀유지 계약을 맺고 통상적인 기업 인수합병(M&A) 절차와 검토 과정에서 꼭 필요한 수준의 실사 등을 거쳐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과정에서 통상 수준 이상의 과도한 기술 정보나 노하우를 요구하거나 획득한 정보를 활용해 회사 서비스에 적용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LG유플러스가 자체 OTT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와 왓챠는 앞으로 공정위 조사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왓챠 기술이 실제 LG유플러스 서비스에 사용됐는지 여부가 밝혀지게 된다. 진실의 순간이 곧 다가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