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한국은행이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3.50%로 유지하고, 미국 통화정책에 따라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시장금리와 원·달러 환율 역시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 한국의 경제는 성장률은 2.1%로 제시됐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
먼저 보고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억제를 위한 글로벌 통화긴축이 내년 중 종료되면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현상’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봤다. 다만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나타난 구조적인 변화들로 인해 물가·금리·환율의 수준 자체는 과거에 비해 여전히 높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오현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24년은 긴축적 금융 여건이 다소 완화되고 글로벌 교역 또한 소폭이나마 회복되면서 국내 경제를 둘러싼 제반 환경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물가 위험 잔존 및 가계부채 재 증가 부담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준금리가 연 3.50%로 유지될 것으로 분석했다. 물가 수준이 2%대로 안정화되는 내년 하반기 중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 전환을 확인한 후 후행적으로 금리 인하가 단행 될 것으로 판단했다.
시장금리는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되면서 연중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국고채 3년물의 평균 금리는 내년 상반기 연 3.70%에서 하반기 연 3.33%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원·달러 환율 역시 연준의긴축 종료 및 달러화 강세 압력 완화 속 수출 회복에 따른 무역수지 개선, 반도체 경기 개선에 의한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 등을 감안할 때 내년 상반기 1293원에서 하반기 1268원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연준이 올해 말까지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었으나, 내년 이후 물가 압력 완화 및 국내외 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연중 시장금리는 상고하저 흐름이 예상된다”며 “정기예금 재유치 경쟁 및 정부의 은행채 발행한도 폐지에 따른 순발행 증가 우려 등은 금리 하락세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올해 국내 경제가 고물가·고금리의 부정적인 파급효과 등으로 1.3%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고, 내년에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회복하면서 올해보다 개선된 2.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 연구위원은 “내년 국내 경제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나, 올해 큰 폭 둔화에 따른 기저효과 등을 감안할 때 성장 모멘텀은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