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A' 등급 거머쥔 신한투자증권, 김상태 사장의 환경(E) 드라이브 주목돼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 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 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이 기사는 뉴스투데이와 ESG 센터 공동기획이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신한투자증권(김상태 사장)은 업계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선두주자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한국ESG기준원(KCGS) ESG평가에서 지배구조(G) 부문 A 등급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들의 ESG등급은 다른 산업군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런데 KCGS는 비상장회사의 경우 지배구조에 한해서 평가등급을 공개하고 있다. A등급을 맞았다는 것은 최상위권에 속한다는 의미다.
■ 김상태 사장, ESG 경영 내재화 ‘핵심과제’ 눈길...'녹색 투자' 확대 강조해
김상태(58) 사장은 올해 경영을 총괄하는 단독 대표로 취임하면서 ESG 경영 강화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법인 생태계 활성화를 제1전략방향으로 설정하는 한편 ESG 경영 내재화를 10대 핵심과제에 추가했다.
김 사장은 신한투자증권이 ‘대한민국 자본시장 대표 증권사’를 지향하며 한결같은 ‘기본과 원칙’으로 고객의 신뢰를 받는 동안, 증권업의 기본에서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것 외에 ‘지속가능성의 원칙’을 내세워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후 ESG는 계획보다 실행이 중요하다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지속가능 금융’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실행력을 강화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진 회장은 지난 4월 전 그룹사 ESG 실행을 위한 ‘에너지에 진심인 신한금융그룹’ 전략 추진을 선언하고, 5월 열린 유엔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UNEP FI) 아시아태평양 지역 회의에서 ESG 경영 실천 의지도 드러냈다.
김 사장의 ESG경영 강화는 진 회장의 이러한 경영 철학과 맞닿아 있다. 진 회장은 은행장 재임 당시부터 사회적금융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만큼, 계열사인 신한투자증권도 ESG 관련 활동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사장은 ”기존 ESG 경영 활동을 잇는 한편, 기업금융(IB) 부문에서 영국 배터리 실리콘 음극재 소재 업체인 ‘넥시온’과 미국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전문 기업 ‘어센드 엘리먼츠’ 등에 대한 녹색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신한투자증권의 ESG경영은 앞으로 환경(E)부분에서도 상당한 진보를 이뤄낼 것으로 관측된다.
■ 신한투자증권, 올 초 여성 사외이사 1명 선임…지배구조의 다양성 실천
김 사장은 단독대표 선임과 동시에 이사회 정비에 나섰다. 신한투자증권은 2023년 6월 14일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이사회는 △2인의 상근이사 △1인의 비상근이사 △4인의 사외이사 등 7인의 이사로 구성됐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존의 사외이사 4인(양호철, 박종우, 박희우, 김영도) 가운데 박희우 가톨릭대 경영대학원장(회계학 교수)만 남고 모두 교체됐다.
신임 사외이사에는 △조성일 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 △주소현 이화여대 소비자학과 교수 △김경한 컨슈머타임스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사외이사 4인 중 3인이 교수로 채워졌다.
사외이사 구성에 대해 변화도 있다. 여성 사외이사 1인이 명단에 올랐다. 증권사들은 올 초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에 공을 들여왔다. 상장사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만 구성할 수 없게 한 자본시장법 개정 영향에다, ESG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영향이다.
지배구조에서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도 증권사들이 여성 사외이사 영입에 힘을 쓰는 이유다. 이사회의 균형 잡힌 성비는 ESG의 'G'에 해당하는 지배구조를 평가하는 주요 기준이다.
한국ESG연구소 등 기업 ESG 평가기관들은 실제 'G' 평가요소에 이사회 내 여성 임원 여부 등을 명시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의 이사회 내에는 △감사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위험관리위원회 △보수위원회 △ESG 위원회 등 5개의 위원회가 있다.
이사회의 역할로는 회사의 경영전략 및 경영목표를 승인하고 그 이행 여부를 감독하도록 했다. 회사의 경영전략에 부합하는 리스크관리를 위한 환경 및 체제 마련. 자금세탁방지와 공중협박자금조달금지를 위한 내부통제정책 감독, 경영진과 감사위원회의 평가 및 조치결과에 대한 검토와 승인 등의 업무 수행을 요구했다.
■ ‘탄소 제로’ 2050년까지 목표 설정…친환경 투자 늘려
신한투자증권은 2020년 그룹 정책에 발맞춰 동아시아 금융그륩 최초로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선언 이후엔 포트폴리오 탄소배출량을 산출하고, 고탄소 배출기업에 대한 한도관리를 시행하는 등 목표 달성에 속도를 냈다.
신한투자증권은 2030년 금융배출량을 2020년 말 대비 31.3% 감축하고, 2040년까지 58.8%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금융배출량은 금융기관이 기업에 대출하거나 투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말한다.
또한 ESG 경영 실천을 위해 본사 건물 내 에너지 자동제어 시스템 구축, 업무용 차량 전기차 전환(2030년 100%) 등도 추진 중이다. 업무 과정에서 낭비되는 자원을 막기 위한 페이퍼리스, 에너지 위기극복 캠페인도 열고 있다.
실제 경영 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자체 배출량 저감을 위해 업무용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고 있다. 2030년까지 회사 업무용 차량 100%를 친환경 차로 교체할 계획이다. 임직원과 고객 전기차 사용 편의 제공을 위해서는 본사 주차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한다. .
기후리스크를 관리하는 조직체계도 개편했다. 2021년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설치했다. 기후변화를 비롯한 ESG 관련 최종 의사결정 기구다. 위원회가 설정한 과제는 ESG 전담조직, ESG 실무협의회 등 실무 조직이 추진된다.
종이 소비량 감소와 디지털화도 본격화한다. 신한투자증권은 종이 소비량 감소를 통한 산림보호와 탄소 배출 저감 등 ESG 경영 활동에 이바지하기 위해 전자문서 솔루션을 도입했다.
ESG 성과보고서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2019년 3월부터 지점 대고객 업무에 전자문서를 적용했고, 올해 상반기 기준 지점업무의 75%가 전자문서로 처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친환경 투자를 늘리고, 고탄소 배출기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조치를 병행하고 있다“며 ”회사는 2021년 1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해 친환경 건물, 신재생에너지 부문 등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 신한투자증권, ESG 경영 정보보호 공시…상시평가 3년 연속 최고 등급
신한투자증권은 금융분야 ESG 경영 및 정보공개 선도를 위해 정보보호 현황을 자율 공시했다. 고객 보호 중심의 정보보호 선진화 계획 수립 및 운영 활동으로 정보보호 관리체계를 고도화해 투자 활성화에 앞장서기 위해서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6월 30일 공시 종합 포털을 통해 정보보호 현황을 자율공시한 데 이어, 지난 7월 10일에는 정보 관련 상시평가에서 3년 연속 최고등급을 받았다.
정보보호 공시는 정보보호산업진흥법에 따라 기업의 정보보호 투자·인력·인증 등의 현황을 소비자와 고객, 국민, 주주, 기업관계자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제공하는 제도다. 기업 정보보호 책임 및 신뢰도를 높여주는 목적으로 2022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금융회사는 정보보호 공시 의무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신한투자증권은 2년 연속 자율적으로 정보보호 현황을 공시해 정보보호 투자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K-ESG 가이드라인(2021.12 관계부처 합동 발표)의 정보보호 시스템 구축 기준도 모두 충족했다.
공시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기준 전체 정보기술부문 총투자액 1131억원 중 11.0%에 달하는 125억원을 정보보호부문에 투자했다. 정보보호 전담 인력은 약 40명으로, 전체 정보기술부문 인력(약 428명)의 9.3%에 해당한다.
■ 신한투자증권, ESG 포럼 1·2차 진행..2회는 관련 '아젠다' 제시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기업의 ESG 방향 설정 및 경영에 대한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제1회 ESG 포럼을 개최한 데 이어, 지난달 '제2회 ESG 포럼' 행사를 가졌다.
최근 포럼은 총 64개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ESG 관련 임직원 등 총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제2회 포럼은 기업이 연간 ESG 경영의 지표로 삼을만한 논제를 제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ESG 공시 전환의 해를 맞아 주요 주제로 ESG 공시 의무화 대응을 위한 최신 동향과 추진 과제가 논의됐다. 행사는 김 사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1부에서는 ESG컨센서스와 기업가치 평가,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공시 확정안 및 대응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2부에서는 탄소중립 통상 제도와 ESG 연계, RE100 실질적 이행방안, 자연 관련 재부정보공개 협의체(TNFD) 도입, 자연 친화적 경제 전환 등에 대한 발표가 실시됐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ESG 선도 증권사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자 기업의 ESG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며 "ESG 전환 가속화를 위해 녹색 금융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으며, 취약계층 지원 및 다양성 확대 등 사회 지원 활동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임직원 자발적 봉사활동 확대…그룹 슬로건 발맞춰 ESG 경영 강화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에서 산책로 보수 ESG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했다. 회사 임직원들은 자발적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장마로 인해 무너진 도랑을 흙으로 메우며 길을 정비했다.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은 1997년 생태계 보전을 위해 마련된 국내 최초의 생태공원으로 천연기념물 제323호인 황조롱이와 멸종 위기 1급인 수달이 살고 있다. 이에 흙을 삽으로 떠서 패인 곳을 메우고, 흙을 고르게 정비해 도랑을 따라 물이 흐를 수 있도록 길을 다듬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사내 봉사문화 정착을 위해 매주 금요일을 봉사의 날(매금봉)로 정하고 매주 자발적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신한투자증권은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 중이다. 헌혈 버스 운영, 장애인이 만들어 납품하는 쇼핑백 제작 보조, 보육원 퇴소 보호 종료 아동 대상 생필품 지원 박스 만들기, 아기용품 포장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 대상이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그룹의 ESG 슬로건 ‘Do the Right Thing for a Wonderful World(멋진 세상을 향한 올바른 실천)’에 따라 여성 사외이사 선임 등 ESG 경영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