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 호(號), 'ESS·테슬라' 두 마리 토끼 잡는다
LG엔솔, 2030년 592조원 대 글로벌 ESS 시장 공략 본격화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가장 빠르게 LFP 공장 건설 추진
美 ESS 솔루션 기업 인수해 통합적 ESS 역량 강화
4680 배터리 양산에 박차...테슬라 공략 가속화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LG에너지솔루션(대표 권영수·사진)이 글로벌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시장과 차세대 4680배터리 개발을 통한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공략에 본격 나선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ESS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LFP배터리 기술 확보와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로 만든 ESS로 전 세계 시장 장악에 나선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도 LFP ESS를 개발해 중국의 독주를 막겠다는 얘기다.
이뿐 아니라 테슬라가 2020년 제시한 차세대 배터리인 원통 4680배터리를 개발해 세계 1위 전기차업체 테슬라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야심찬 사업 청사진을 내비쳤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니켈·크롬·망간(NCM) 계열 배터리 제조를 기반으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8GWh △2022년 9GWh 규모 배터리를 공급하는데 그쳐 중국 배터리업체 CATL, BYD 등에 밀리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ESS시장을 방치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시장이 커지면서 이를 통해 생산되는 전력을 저장하는 ESS 시장은 급격하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 에너지 리서치기업 프레시덴스리서치(Precedenceresearch)에 따르면 2021년 2109억달러(약 287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ESS 시장은 해마다 8.4% 성장해 2030년 4353억달러(약 592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특히 2022년 기준 ESS 시장에서 LFP 배터리 점유율은 87.09%에 이른다. 친환경 발전 설비 인근에는 충분한 부지가 있어 비교적 에너지밀도가 떨어지는 LFP 배터리를 다량 활용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ESS시장을 공략하려면 NCM 배터리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LFP배터리를 양산해야 한다"며 "이 같은 점을 파악한 LG에너지솔루션은 LFP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신규 배터리 폼팩터(제품 형태)인 NCM 계열 원통형 4680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 갈수록 커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맹주 역할을 하는 테슬라를 공략하는 것이 필수다.
4680 배터리(지름 46㎜, 높이 80㎜)는 기존에 가장 많이 활용해온 2170(지름 21㎜, 높이 70㎜) 배터리와 비교해 용량은 5배, 출력이 6배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주행거리도 16% 늘어나 테슬라는 자사 전기차에 4680 배터리를 탑재하겠다고 지난 2020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4680배터리 납품업체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4680 배터리를 가장 먼저 적극 도입하겠다고 밝힌 업체가 테슬라라는 점을 감안할 때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하는 제품이 테슬라에 먼저 공급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 ESS 솔루션 기업 인수 후 LFP 공장 건설하는 형태로 북미 공략 박차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서 활약하는 ESS 전문 솔루션기업을 인수하고 현지에 LFP 공장을 건설하는 방식으로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ESS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초 ESS 솔루션 역량을 갖춘 NEC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을 100% 인수했다.
이번 인수로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및 시스템 통합 설계를 통한 최적의 ESS시스템 구축이 가능해졌다. 또한 ESS 전체 통합 운영 데이터를 실시간 확보하고 모니터링을 할 수 있어 배터리 운영 품질 안정성을 강화했다. 이 같은 역량을 기반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ESS 사업 기획부터 설계, 설치, 유지, 보수까지 관리하는 통합적 역량(SI)을 확보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ESS 시장이 성장해 여러 고객사들이 계약 및 책임·보증 일원화의 편리성, 품질 신뢰성 등을 원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배터리 업체에 SI 역할까지 포함한 솔루션을 요구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 요구 대응과 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ESS SI역량 내재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NEC에너지솔루션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ESS 관련 역량을 내재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초 미국 애리조나주(州)에 3조원 가량을 투입해 연산 16.3GWh 규모 LFP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장 건설은 2026년 준공 및 가동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에 진출한 기업 가운데 ESS 전용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은 ESS 솔루션 역량을 이미 확보해 이 같은 야심찬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난징 공장에서 NCM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를 LFP로 전환해 ESS 생산 제품 준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ESS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2024년 4680 배터리 양산 계획... 테슬라와 관계 강화 기대
LG에너지솔루션은 충청북도 청주시 오창 2공장에 5800억원을 투자해 총 9GWh 규모 4680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지난해 6월 밝혔다.
전세계적으로 4680 배터리 양산에 성공한 배터리 기업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에서 4680 배터리 제조 기술력을 확보한 후 해외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생산에 따른 수율(완성품 가운데 합격품 비율), 신제품에 대한 안전성이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 규모를 넓히면 자칫 예상하지 못한 리스크를 떠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현재 4680 배터리 개발은 완성도를 높이는 단계에 있다"며 “올해 안에 오창에서 양산라인을 구축하고 2024년 하반기 생산해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세계에서 생산된 4680 배터리를 사용해 전기차를 제조하고 있는 기업은 테슬라가 유일하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의 4680 배터리 개발 및 양산 설비 구축이 완료되면 오창공장에서 제조되는 배터리는 테슬라에 우선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사용하는 NCM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 파나소닉이 공급하고 LFP 배터리는 중국 CATL이 담당하고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이 다른 회사보다 4680 배터리를 빠르게 양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야 테슬라와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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