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 호(號), 중국 제외한 세계 무대서 전기차배터리 정상 '우뚝'
남지완 기자 입력 : 2023.10.04 05:00 ㅣ 수정 : 2023.10.04 07:25
LG에너지솔루션, 중국 제외 거의 모든 국가에서 세계 1위 에너지 밀도 높은 NCM배터리, 미국, 유럽, 일본 등서 인정 받아 IRA 규제 적극 활용해 북미서 대규모 세제 혜택 누려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이제 인구 14억명 중국 대륙 1위만 남았다'
한국 대표 배터리기업 LG에너지솔루션(대표 권영수·사진)이 중국 전기자동차 배터리 업체 CATL을 뛰어넘어 명실상부한 세계 1위 배터리 업체로 도약한다.
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와 유럽 등에서 CATL을 능가하는 배터리를 공급해 현재 세계 1위 업체 CATL 아성을 무너뜨리는 영업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4일 배터리 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중국을 제외한 비(非) 중화권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를 47.5GWh 규모 공급해 같은 기간 CATL 공급량(46.4GWh)을 앞질렀다.
배터리 산업은 대규모 설비를 기반으로 대량 생산체제가 기반이 되는 이른바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분야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기업이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어도 낮은 가격으로 승부를 펼치는 중국 기업과의 대결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전세계 배터리 생산량은 8247GWh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총 생산량 가운데 △중국은 약 4000GWh △미국은 약 800GWh를 담당하고 나머지 물량은 전세계 각지에서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SNE리서치는 2025년 CATL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비 중화권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CATL, BYD 등 현지 배터리 기업을 전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중국에서 다른 나라 기업이 맹위를 떨치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LG에너지솔루션이 비 중화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배터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활약에는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인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우수성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세계 주요 각국이 이른바 '가성비 배터리'인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외면하고 고밀도 에너지가 집약된 NCM 배터리를 선호하고 있는 점을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에 공급되는 LFP 배터리의 90% 이상은 CATL, BYD 등 중국 업체가 판매하고 있다.
이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세제 혜택을 누리기 위해 '탈(脫) 중국'을 기반으로 한 배터리 밸류체인(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정부로부터 제조세액공제(AMPC) 혜택을 받고 있다. 이는 중국 기업 CATL이 흉내 낼 수 없는 차별화 전략인 셈이다.
■ LG에너지솔루션 NCM 배터리, 비 중화권 시장서 CATL 공급량 뛰어 넘어
삼성증권은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2025년 기준 CATL이 전세계에 880GWh 규모 배터리 생산설비를 갖추고 LG에너지솔루션은 540GWh 규모 설비를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총 생산설비를 보면 글로벌 1위 CATL과 2위 LG에너지솔루션의 규모에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이는 중국시장 설비규모를 포함한 것이다.
비 중화권 시장을 살펴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CATL을 앞지른 성과를 거두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비 중화권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47.5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해 1위 자리를 꿰찼다. 같은 기간 CATL은 46.4GWh를 공급했으며 일본 파나소닉은 26.4GWh를 공급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LG에너지솔루션, CATL, 파나소닉은 배터리를 각각 30.6GWh, 22.2GWh, 18.9GWh 공급해 같은 순위를 나타냈다.
유안타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7월 기준 해외 시장점유율이 북미에서 17.8%, 유럽에서 38.8%를 차지해 두 시장에서 모두 CATL을 앞서고 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가성비를 앞세운 CATL의 LFP 배터리보다 더 많은 에너지 밀도를 지닌 NCM 배터리로 승부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NCM 배터리가 전기차에 장착되면 LFP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보다 주행거리가 월등히 길어진다"며 "NCM 배터리 장착 전기차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구매력이 충분한 소비자라면 주행거리 등 내구성이 탁월한 전기차를 구입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CATL의 LFP 배터리가 탑재된 가성비 전기차는 주로 중국 내에서 많이 팔리고 있는 등 주로 중화권 시장에만 머물고 있다"며 "반면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고급 모델을 비롯해 GM, 포드 등 미국 브랜드 △르노닛산, BMW, 도요타 등 유럽·일본 브랜드에도 공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고객사 차이 및 NCM 배터리 선호도 덕택에 LG에너지솔루션은 비 중화권 지역에서 세계 최강의 위상을 구축하고 있다.
■ IRA 규제 적절히 활용해 북미서 중국 기업 따돌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북미에서 대규모 공장 건설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州) LG에너지솔루션-혼다 합작공장을 비롯해 △조지아주 현대차그룹과의 합작 공장 △미시간주 GM과의 합작공장 △캐나나 온타리오주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 등 세계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손잡고 공장을 세우고 있다.
또한 합작공장 뿐 아니라 미국 미시간주·애리조나 주에서 단독 운영하는 공장도 건설 중이어서 미국내 LG에너지솔루션의 생산역량은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북미에서 가동되는 여러 공장은 IRA 규제에 따른 AMPC(생산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중국 배터리 기업과 차별화된 역량을 갖췄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지속적인 공급망 다변화 노력의 하나로 북미지역 리튬광산과 배터리 중간재인 음극재 생산기지를 갖춘 호주 업스트림(원자재 탐사 및 채취) 업체들에 지분을 투자해 IRA 요건에 부합하는 핵심 원재료를 추가 확보해 소싱(원재료 확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IRA 요건을 준수하려면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로부터 원재료 및 부품을 공급받아야 하는데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같은 행보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화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IRA를 준수해 AMPC 혜택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세제 혜택 규모가 △2023년 3029억원 △2024년 5608억원 △2025년 8611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AMPC 효과에 LG에너지솔루션 영업이익은 빠르게 늘어나 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비해 CATL은 포드와 기술 협력을 통해 IRA를 우회하는 형식으로 미국 진출을 추진 중이다. 다만 CATL이 IRA 규제를 돌파해 미국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