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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3분기 장사도 막바지···하반기 실적이 ‘리딩뱅크’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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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일 기자
입력 : 2023.09.25 06:56 ㅣ 수정 : 2023.09.25 06:56

4대 시중은행 리딩뱅크 경쟁양강 구도 깨져
상반기 순이익 격차 축소···하나은행 급성장
하반기 실적 따라 올해 리딩뱅크 좌우될 듯
가계대출 둔화에 기업대출로 승부수 띄운다
건전성 관리 통한 대손비용 절감도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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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각사/뉴스투데이 DB]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4대 시중은행의 이른바 ‘리딩뱅크’ 경쟁 판도가 변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양강 구도가 장기간 지속돼 온 가운데 3~4위 그룹에 묶여있던 하나은행의 기세가 매섭다. 각 은행 성장세에 힘입어 그룹의 순이익도 늘어나는 흐름이다. 

 

시장에선 올 하반기 실적이 연간 리딩뱅크 경쟁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가계대출 영업 환경이 녹록치 않은 만큼 기업대출에서의 실력 발휘가 중요하다는 평가다. 건전성 관리를 통한 대손비용 절감도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 1조8585억원 △하나은행 1조8390억원 △신한은행 1조6805억원 △우리은행 1조472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 모두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 기록을 갈아치웠다. 

 

눈에 띄는 건 은행 순위 재편이다. 그동안은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1, 2위를 다투는 구도였는데, 하나은행이 순이익을 급격히 끌어올리며 추격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연간 기준 순이익 1위 은행인 ‘리딩뱅크’에 올라간 바 있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 실적 성장에 금융그룹 순이익도 늘어나는 추세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조182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4대 금융그룹 역시 지난해 세운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리딩뱅크 경쟁은 3분기를 포함한 하반기 실적이 좌우할 전망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봤을 때 1위인 국민은행과 2위인 하나은행의 순이익 차이는 195억원 수준이다.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추월 가능한 수준이다. 

 

최근 은행권이 이익 성장 동력으로 삼는 건 기업대출이다.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가계대출은 고금리에 따른 수요 둔화와 각종 규제 영향으로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계대출 중심의 이익 지표는 ‘이자 장사’ 비판이 뒤따르는 점도 부담이다. 

 

기업대출은 규모나 수요 측면에서 유망한 여신 성장 분야로 꼽힌다. 특히 대기업 대출의 경우 상대적으로 우량하고 건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대기업은 계열사들의 거래로 따낼 수 있기 때문에 은행들의 영업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일례로 하나은행이 지난해 연간 리딩뱅크에 이어 올 상반기까지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건 기업대출 성장 덕분이다. 하나은행의 올 6월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115조5689억원으로 1년 전보다 7.4% 늘었다. 국민은행(2.9%)과 신한은행(2.8%), 우리은행(1.9%)보다 성장률이 높다.

 

다만 수익의 근간이 되는 대출을 늘려가는 과정에서 건전성 리스크를 해소해야 하는 건 과제로 지목된다. 금리 상승과 경기 둔화가 장기화될 경우 가계·기업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6월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0.24%다. 통상 0.2%대 연체율은 일반적 수준이라고 은행들은 설명한다. 다만 잠재적 부실 우려가 잔존해 있어 충당금 적립을 통한 대비는 진행 중이다. 

 

4대 금융그룹(은행 포함)이 올 상반기 적립한 충당금은 3조924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6.6% 늘었다. 충당금은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많이 쌓을수록 순이익이 줄어든다. 영업이익을 늘려도 건전성 관리가 안 되면 비용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의 고정이하여신(NPL·부실채권) 커버리지비율이 거의 200% 수준까지 올랐기 때문에 위기 대응 여력은 충분하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관건은 경기 둔화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인데, 분위기상 (충당금리) 충분하다고 줄일 수는 없기 때문에 계속 일정 규모를 적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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