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주 발표될 미국 물가 지표가 양호하게 나타난다면 국내 증시에서 그동안 낙폭이 컸던 반도체와 IT, 조선, 기계 등의 업종이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8일 보고서를 내고 "지난주 금요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낮추기 위한 기존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다만 지난해 연설과는 달리 패턴 자체는 동일했으나 세부 항목에서 톤이 다소 약해진 느낌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금융시장은 결과에 안도했고, 연설 종료 이후 주식시장이 회복하는 양상이 나타났다"며 "한편 채권시장은 단기 금리가 오른 반면 장기 금리는 소폭 하락하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동시에 성장세 약화도 고려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덧붙였다.
주식시장에서는 테슬라와 아마존 등 경기소비재의 성과가 양호했으며, 한동안 약세를 보였던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빅테크도 반등에 성공했다.
김 연구원은 "시사점은 미국 증시가 파월 의장의 목소리를 강경한 매파로 인식하지 않아 그간 주가가 눌린 성장주들이 다시 회복했다는 점"이라며 "이런 흐름은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시장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현지시간으로 오는 31일 공개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와 내달 1일 발표될 미국 고용보고서 등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할 수 있는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 연준은 향후에도 데이터에 의존하는 정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커서다.
김 연구원은 "지난 7월 PCE 물가는 헤드라인과 근원 구분없이 직전보다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소한 상승 폭이 크지 않게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용지표 중 시간당 임금의 상승 속도가 둔화되는 것도 필요한데, 실질 임금 상승률이 이미 플러스(+)를 나타나고 있어 추가로 오를 경우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금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만약 물가와 고용 지표에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는 결과가 나온다면 연준의 긴축 기조가 추가로 강화될 가능성도 작아진다"며 "이는 채권 금리 상승세도 제한하는 결과를 유도할 것이며, 국내외 채권 금리가 다시 낮아질 수 있다면 주가 상승을 억제했던 할인율도 반락해 지수 반등을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그동안 낙폭이 컸던 업종들이 반등의 선두에 오를 수도 있다"며 "이달에는 중국 인바운드 소비주와 경기방어주가 대부분 상위를 차지했는데, 앞으로는 한국의 대표 산업인 반도체를 비롯해 낙폭이 컸던 IT가 지수 상승을 이끌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와 IT 외에 반등할 수 있는 업종으로 △조선 △기계(방산)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