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한화투자증권은 23일 은행권 연체율이 급상승한 데 대해 높아진 금리의 부담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계·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 곳곳에서 부실 신호가 나타나는 만큼 신용 리스크(credit risk)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국내 은행의 6월 말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 기준)은 0.35%로 전년 대비 0.15%포인트(p) 상승했다”며 이 같이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가계 연체율은 0.33%로 2016년 상반기 말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신용 등 일반대출은 0.62%로 2015년 상반기 말 연체율을 초과했고 주택대출 연체율은 0.22%로 전년동월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 업종 연체채권 규모는 6월 말 7조6000억원으로 9개월째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월 중 신규 연체 규모는 5년 만에 2조원대를 지속하며 지난해 상반기 평균(9000억원)의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월 중 부실채권 정리는 3조1000억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 이후 처음으로 3조원을 초과했다”며 “대규모 정리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및 가계 연체율은 여전히 0.10~0.30%p의 증가를 기록 중”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기업을 제외한 모든 차주의 연체율이 이 같은 속도로 동반 상승하는 상황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제외하면 통계치가 발표된 2007년 이래 올해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순이자마진(NIM) 및 자산 성장률 하락으로 은행 업종의 탑 라인(top line) 증가세 둔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현 시점은 신용 리스크가 가장 핵심적인 지표”라며 “높아진 금리 환경에서 경상적인 자산 건전성 악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