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현대차증권은 최근 글로벌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이 녹록치 않은 만큼 이번 주 증시에서 이미 준수한 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조선이나 자동차 등의 업종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1일 보고서를 내고 "이번 주도 뚜렷한 상승 재료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문제도 골치 아프지만, 또 다른 시장의 관심거리는 중국발 부동산 경제 위기"라고 진단했다.
한동안 구조조정을 이어오던 중국 부동산 개발 기업 헝다그룹은 지난 17일 뉴욕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앞서 15일에는 또 다른 중국 부동산 기업 벽계원(컨트리가든)이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이번 벽계원 이슈가 2021년 있었던 헝다 사태 사태보다 파장이 클 것이라는 우려에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시장에서는 이번에도 2021년과 마찬가지로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기 전 정부가 국유화에 나서 부채를 조정하고, 통제권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태 악화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면, 해당 이슈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판단한다"며 "2021년 형다 사태 당시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3.8%와 4.0% 하락한 바 있는데, 이번 벽계원 사태 이후 양대 지수는 모두 3.7% 수준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만 연내 중국 정부가 경기를 예전처럼 인프라 중심으로 부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크지 않다"며 "미중 금리차 확대는 위안화 강세 가능성을 제한하는 부분인데, 점차 의존도는 약화되고 있으나 상관계수가 높은 한국 시장에 달갑지는 않은 소식"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에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증시 활기를 돋울 수 있는 요인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정책 전환 가능성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 시장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연준은 여전히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중"이라며 "해당 가능성이라도 약해진다면 자산가격에 미치는 금리 부담은 다소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번 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잭슨홀 회의가 주목되지만, 여기서 힌트를 얻지 못한다면 시장 변곡점은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로 지연될 것"이라며 "다행히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점차 둔화 중"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하반기 저점에서 올라올 수 있는 업종들의 업사이드(상승) 여력이 크지만 증시 환경이 당분간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시장에서는 추후 잘 할 가능성이 큰 업종보다 이미 잘 하고 있는 업종에 관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잘 할 가능성이 큰 중국 소비 및 IT 업종의 수급 강화를 이끈 것은 중국 경기 반등과 이에 따른 한국 수출 모멘텀 회복 기대감"이라며 "하지만 중국의 7월 실물경제 지표 부진이 확인되고 부동산 사태가 불거진 이달 중순부터 반도체 12개월 선행 영업이익률은 정체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반면 중국 외 지역에서 잘하고 있는 조선과 자동차, 기계의 이익추정치는 꾸준히 상향 조정 중"이라며 "해당 업종은 연초 이후 미국과 유럽뿐만 아니라 그 외의 국가에서도 수출액이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조선과 자동차, 기계 등 업종의 순환매 강화가 예상되며, 외국인 수급도 이 같은 특징을 반영 중"이라며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고점을 돌파하고 벽계원 이슈가 나타난 이후 외국인은 방어적인 관점에서 통신과 보험, 증권을, 이익 방어력 관점에서 조선과 자동차, 기계를 비교지수 대비 초과 매수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