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인 고객을 모으면서 국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시장의 지분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기성 증권사들의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경쟁도 격화되고 있는 만큼 브로커리지 위주의 사업 구조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상반기 각각 약 247억58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약 239억6100만원) 대비 약 3.3% 심화된 수준이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는 약 121억19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지난 1분기(126억3900만원)와 비슷한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토스증권의 당기순손실은 약 40억2800만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8억7500만원) 대비 손실 폭을 약 76.1% 줄였으나, 지난 1분기 기록한 4억2300만원의 순손실과 비교하면 올해 2분기 적자 폭이 심화됐다.
두 증권사들은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출시한 이후 지속적으로 이용자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토스증권은 2021년 MTS를 출시한 지 약 3년 만인 지난 5월 기준 서비스 가입자가 500만명을 돌파했다. 이용자가 늘어난 데 힘입어 MTS 출시 당해인 2021년 약 778억원 규모였던 연간 당기순손실도 지난해 약 324억원 수준까지 줄였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카카오페이증권은 토스증권보다 1년가량 늦게 MTS를 출시했으나, 기존에 계열사에서 서비스하던 카카오톡 및 카카오페이 서비스의 영향으로 활성화 이용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 MTS의 지난달 말 기준 활동성은 전년 말 대비 2.4배 증가하고 거래액도 2.7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카카오페이증권의 연간 당기순손실은 △2020년 68억원 △2021년 170억원에서 MTS 출시 당해인 지난해 연간 480억원까지 확대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250억원에 육박하며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현재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의 매출 상당수는 고객들의 주식 거래에 따른 브로커리지에서 나오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우 홀세일 영업도 영위하고 있지만, 아직 수익이 매출 비중을 유의미하게 차지할 만큼 가시화되기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올해 상반기 기록한 영업수익(매출액)은 378억6500만원 수준인데, 그중 수수료수익은 약 50.4% 수준인 약 190억7600만원이다.
같은 기간 토스증권은 약 964억6300만원의 영업수익을 기록했는데, 그중 52.3%인 504억3800만원이 수수료수익이다.
하지만 최근 증권가의 MTS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기성 증권사들이 국내 주식시장 거래 수수료를 무료에 가까운 수준으로 제공하는 등 수익이 거의 나지 않는 출혈경쟁을 펼치고 있어 핀테크 증권사들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대부분 외화증권 수탁에서 발생하고 있다.
카카오페증권이 올해 상반기 기록한 수탁수수료 수익 31억7700만원 중 외화증권수탁 수수료는 66.7%인 21억1800만원이다. 같은 기간 토스증권의 수탁수수료 수익 약 409억3000만원 중 외화증권수탁 수수료(337억5500만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82.5%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현재 양사의 브로커리지 수익 모델이 기성 증권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증권사로써의 경쟁력은 뒤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업 초기 토스와 카카오 등 핀테크 증권사가 왜 필요했는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핀테크 은행이 중금리 대출과 서민금융 등의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했던 것처럼, 핀테크 증권사들도 서민들을 위한 금융상품들을 개발하고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서민 상품을 만들어서 유통시킬 의향이 없으면 라이센스 부여를 재검토할 필요도 있다“며 ”이대로는 기성 중소형 증권사보다 하위호환인 증권사를 추가로 만든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