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혜택 축소에 민원 급증…신한카드 최다 '불명예'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올해 상반기 신용카드사의 민원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비용 상승,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업권 전반에서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비용 절감을 위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축소한 영향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감독원의 '2023 상반기 금융민원 동향'에 따르면 카드사에 대한 민원은 512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2927건과 비교해 72%(2145건) 증가했다. 중복‧반복 민원은 제외됐다.
또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민원 건수는 236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 1562건과 비교해 51.6%(806건) 증가한 수치다.
여신협회의 민원 통계는 중복·반복민원, 단순 질의성 민원, 금융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는 민원 등은 제외돼 금감원의 수치와 차이를 보인다.
각 사별로는 신한카드가 1369건으로 전분기 392건과 비교해 249.2% 급증했다. 10만명당 환산건수는 6.22건으로 전분기 1.79건과 비교해 248.3%(4.43건) 증가했다. 10만명당 환산 건수는 신한카드에 이어 △롯데카드 1.82건(10.6% 증가) △현대카드 1.67건(24.4% 감소) △하나카드 1.40건(5.7% 증가) △삼성카드 1.25건(32.2% 감소) △우리카드 0.73건(23.2% 감소) △KB국민카드 0.98건(17.6% 감소) 순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는 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조달금리 상승 등 업황이 악화하면서 고객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줄이며 비용축소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 사이에서 '혜자 카드'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던 상품들도 줄줄이 단종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늘었다. 지난해 연간 단종된 카드 수는 116개였는데, 올해 상반기에만 159개가 단종됐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혜자 카드'를 단종은 물론 무이자 할부 기간을 축소하는 등 비용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면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이어지면서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다른 수익원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민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신한카드의 경우 올해 6월 '더모아카드' 관련 정책을 변경하면서 민원이 폭증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금감원도 카드사 민원 증가 배경으로 '카드사의 일방적인 정책 변경'을 꼽았다.
더모아카드는 5000원 이상을 결제한 경우 1000원 미만의 금액을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이에 통신요금‧가스요금 등을 5999원으로 분할 결제해 포인트를 적립하는 '짠테크' 방법이 공유되며 인기를 끌었다.
포인트 적립 방법이 공유되면서 손해가 커진 신한카드는 올해 6월 개인 신용카드의 통신‧가스요금 분할결제를 제한한다고 공고했다.
이에 '소비자 권익이 침해됐다'는 불만과 민원이 폭증했다. 금감원은 상품심사 협의체 등을 통해 해당 정책 변경이 과도하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결국 신한카드는 정책 변경을 보류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통신‧가스요금 분할결제는 더모아카드뿐 아니라 모든 카드에 대해 적용된 정책으로, 혜택 축소가 아닌 정책 변경"이라며 "매출전표 한 장으로 처리할 결제를 분할결제하는 비정상 결제를 막으려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 카드사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인 가운데 업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정책의 맹점을 이용하는 고객이 증가해 발생하는 손해를 줄이려는 것"이라며 "해당 정책 변경은 보류된 상황이며, 추후 다시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