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다올투자증권은 9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내 중소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건 5가지 요인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조달 비용 상승과 소득 감소, 상업용 부동산 대출 등이 신용등급을 끌어내리는 데 결정적 이유라는 평가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무디스가 미국 중소은행 10곳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는데, 대체로 트랜치 A 그룹에서 B 그룹으로 하향 조정했다”며 “이는 ‘보통 투자 증급’ 중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떨어지는 ‘Lower Medium Group’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허 연구원은 무디스의 이번 조치에 대해 △자금 조달 비용 상승 △자산 가치 감소 △은행 소득 감소 △자본 규제 취약성 △상업용 부동산 등 5가지 요인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허 연구원은 “미국 중소형 은행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방지를 위한 예금금리 상승 및 은행채 조달 비용 상승이 있었다”며 “또 은행 특성상 자산으로 채권을 보유하는 경향이 있는데, 채권금리 상승으로 시가평가 기준 자산 가치가 하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은행이 하이일드(high yield·신용등급이 낮은 회사가 발행한 채권) 대출 비중을 줄였는데, 중소은행 입장에선 고위험 고수익 상품”이라며 “해당 대출 익스포져가 확대될수록 요구자본을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채권금리 상승으로 요구자본 충당이 쉽지 않아 주요 수익원인 대출 비중을 줄였을 것”이라며 “이는 소득 감소를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허 연구원은 “현행 규제 하에서는 시중은행의 자산가치 시가평가(미현실 손실) 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측정이 용이치 않은 리스크 요인으로 유동성 위험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외에 완충자본이 적은 은행의 경우 보유 채권을 염가에 매도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대신 더 높은 금리의 예금상품과 직접 채권 발행에 의존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상업용 부동산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다”며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들 채무자의 재융자 비용 상승으로 연체율 상승 가능성이 있다”며 “중소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부실채권) 비율이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