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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L생명 '적격성'‧KDB생명 '건전성' 걸림돌…매각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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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기자
입력 : 2023.08.07 07:29 ㅣ 수정 : 2023.08.07 07:29

ABL생명 예비입찰에 국내외 사모펀드 3곳 응찰
금융사 전략적투자자 없어 적격성심사 난항 예상
KDB생명 K-ICS 비율 낮아 하나금융 부담 커질 듯
업계 "하나금융, 비용 부담 커지면 인수 포기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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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L생명 사옥(왼쪽)과 KDB생명 시옥 [사진=각 사]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ABL생명 매각 예비입찰에 세 곳의 사모펀드가 입찰하면서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KDB생명과 ABL생명 모두 인수 희망자를 구하는데 성공하면서 실제 매각 성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마무리된 ABL생명 예비입찰에는 JC플라워와 파운틴헤드 프라이빗에쿼티(PE), 노틱인베스트먼트 등 사모펀드 세 곳이 응찰했다.

 

ABL생명은 회사 규모가 작은데다 최근 생보업계의 실적이 부진하면서 인수의향자가 쉽게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예상을 깨고 세 곳이나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매각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ABL생명을 인수하는 경우 자본 확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사모펀드가 본입찰에 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

 

ABL생명은 1분기 말 기준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은 163.6%로 생보업계 평균치인 를 크게 밑돌고 있다. 경과조치 전 비율은 111.4%로 당국 권고치인 150%에 미치지 못한다. 또 지난해 수입보험료 가운데 저축성보험이 42%에 달해 수익성과 건전성 면에서 불리하다.

 

업계에서는 자본 적정성이 다른 생보사와 비교해 뒤처지는 ABL생명을 인수하기보다는 내년 중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이는 동양생명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 세 곳의 사모펀드 가운데 어느 곳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더라도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성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세 곳 모두 금융사를 전략적투자자(SI)도 동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틱인베스트먼트는 금융사 인수 경험이 없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KDB생명 예비입찰에 나섰다가 본입찰에서 포기한 이력이 있는 파운틴헤드PE는 올해 1월 설립된 신생 운용사여서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국계 사모펀드로는 유일하게 ABL생명 인수에 나선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는 국내 사모펀드보다 심사가 더욱 철저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ABL생명 인수전에 세 곳이나 뛰어들면서 예상보다 흥행하는 분위기"라면서도 "대주주적격성심사에서 난항을 겪을 수 있어 본입찰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나금융지주는 이달 1일부터 KDB생명에 대한 본실사를 진행 중이다. 본실사는 다음달 중순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하나금융이 인수를 진행하기로 판단하면 KDB산업은행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게 된다. 이후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변경승인을 요청해 승인되면 인수가 마무리 된다.

 

하나금융은 KDB생명을 인수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포함한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의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KDB생명의 K-ICS 비율이 낮은 점은 걸림돌로 지적된다.

 

KDB생명의 1분기 말 기준 K-ICS 비율은 47.7%이며, 경과조치를 적용해도 법정 기준치인 100%를 간신히 넘는 101.7%에 불과하다. 하나금융이 KDB생명을 인수한다면 낮은 K-ICS 비율을 제고하기 위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KDB생명의 인수 예상가를 2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K-ICS 비율을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에 맞추기 위한 비용 5000억원 가량이 더 필요한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비은행 강화라는 점을 감안해도 KDB생명 인수를 위해 필요한 비용이 너무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면서 인수할 만큼 매력적인 매물은 아니다. 하나금융이 예상하는 금액보다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면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성장을 위한 M&A는 함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밝혔던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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