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손해보험 부진에 운영자금 지원 나선 카카오페이…적자 지속에도 '여유'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고 운영자금 지원에 나섰다. 다만 카카오손보의 상품 포트폴리오가 소액보험 위주로 구성돼 있어 실적 개선은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최근 카카오손보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고 운영자금 1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28일 카카오로부터 카카오손보 지분 40%(800만주)를 400억원에 취득했다. 취득 목적은 그룹 내 지배구조 개선으로 인한 사업 효율화 및 경영 효율성 향상이다. 이로써 카카오페이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카카오손보 지분 60%에 더해 100%를 보유하게 됐다.
같은 달 31일에는 카카오손보 주식 2000만주를 새로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하며, 1주당 가격은 5000원으로 총 1000억원 규모다. 납입일은 이달 7일로 예정돼 있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2분기 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당기순손실 57억1600만원과 비교해 8.6% 확대된 규모다. 다만 상반기를 놓고 보면 당기순손실 규모는 86억1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95억700만원과 비교해 9.4% 감소했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페이가 적자를 벗어나기 위해 보험, 증권 등 금융서비스 매출을 성장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페이의 올해 2분기 금융서비스 매출 성장률은 3.5%다. 이는 전분기 29.3%와 비교해 감소한 수치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꾸준한 외형 성장에도 여전히 영업적자를 보이고 있다"면서 "손해보험과 증권의 적자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결제서비스 외에 이익에 기여하는 영업 부문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금융업 특성상 손해보험과 증권의 적자 축소에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보험서비스에서는 해외여행보험 출시 후 높은 가입자 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매출액 성장 기여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카카오손보가 올해 6월 출시한 해외여행보험이 출시 초기 일평균 가입자 200여명에서 7월 3주차 기준 일평균 1800여명까지 증가하는 등 출시 50일 만에 업계 상위권 실적을 기록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카카오손보는 하반기 신상품을 출시해 가입자 수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손보의 해외여행보험은 금융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고 있다"면서 "하반기에도 사용자 스스로 설계하는 보험, 무사고 시 보험료를 돌려받는 보험, 모이면 할인되는 보험 등 차별화된 특징들을 가진 상품을 출시해 해외여행보험의 인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페이는 '손 안의 금융 비서'를 표방하며 증권, 보험 자회사와 함께 생활 밀착 생태계를 구축했다"면서 "카카오손보 완전자회사 편입을 계기로 자회사와의 시너지를 더욱 강화하고 금융소비자들의 보험 경험 혁신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손보의 적자 기록에 대해 조급해하지 않는 모양새다. 사업 초반인 만큼 가입자 수 확보를 위해 투자하는 단계이며, 수익성 개선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카카오손보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첫 상품을 출시했고, 아직은 사업 초반이기 때문에 새롭고 혁신적인 보험상품 및 서비스를 출시하는 데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사용자 관점에서의 상품 및 서비스 혁신을 통해 사용자 불편을 개선하고 사용자 베이스를 꾸준히 넓혀 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카카오손보는 단기적 수익을 추구하기보다 사용자가 일상의 다양한 맥락을 케어 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며 "수익성은 자연적으로 확보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액단기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로는 수익성 개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거대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가입자 수를 확보한다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