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종근당, 전문의약품 처방 늘며 실적 고공 상승…연구개발비 투자가 당기순이익 줄여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국내 제약 업계 매출 1‧2위인 유한양행과 종근당의 실적이 상승하고 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이 전년 대비 5% 이상 오르며 올해 역대급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 집행에 따른 당기순이익 감소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과 종근당은 다국적 제약사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국내 판매하고 있다. 당뇨병과 고혈압과 같은 약물 관리가 꾸준히 필요한 질병에 필요한 의약품들이라 매출액이 구조적으로 정해진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증가한다는 것은 환자수도 늘고 있다 의미로 풀이된다.
■ 유한양행은 매출 1위... ‘자디앙‧트라젠타’ 당뇨치료제 쌍두마차에 렉라자 매출 기대감 높아
31일 공시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올 2분기 매출액은 48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상승했다. 소폭 상승으로 볼 수 있으나 영업이익이 2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늘어 고무적이란 평가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 줄어든 178억원에 머물렀다. 이는 연구개발비용의 증가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에서 연구개발비 등을 제외한 것이다. 유한양행의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829억원으로 전년 806억원 대비 3% 증가했다.
유한향행의 전문의약품(처방액) 매출은 2947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증가했다. △트라젠타(당뇨) △비리어드(간염) △트윈스타(혈압) △자디앙 (당뇨)등의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의약품 중 눈에 띄는 변화는 자디앙이다. 415억원의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31.9% 증가했다. 2분기만 23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 분기 179억원을 앞질렀다. 이 같은 수준이면 가장 높은 매출을 보이고 있는 트라젠타보다 처방액이 늘 것으로 예측된다.
가장 고무적인 매출 상승은 고지혈증 지료제 ‘로스바미브’와 간염치료제 ‘베믈리디’다. 로스바미브의 2분기 매출은 3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성장했다. 지난 분기 162억원과 비교해 봐도 압도적 매출 신장이다. 베믈리디도 전년 동기 대비 26.3% 오른 2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유한양행의 전문의약품 라인업 모두 고르게 매출이 성장했다.
하반기 유한양행의 매출 상승 변수는 개발 신약 ‘렉라자’(항암)다. 렉라자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지난 2021년 7월 급여권에 포함된 후 지난해 16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의약품조사기관 아이큐비아의 통계에 따르면 렉라자의 총 누적 매출이 252억원임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91억원의 매출이 발생한 셈이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렉라자의 올해 매출을 1000억원을 선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9135억원으로 지난해(8657억원)보다 5.5% 상승했다.
■ 종근당, 영업이익‧당기순이익 높아…‘아토젯‧프롤리아’ 새로운 캐시카우 부상
종근당의 상반기 매출액은 752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0% 증가했다. 매출 규모는 유한양행보다 적지만 증가율은 종근당이 앞질렀다.
2분기 종근당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7.4% 증가한 3918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54.4% 늘어난 434억원이다. 당기순이익은 41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0.9% 늘었다. 무엇보다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의 차가 16억원으로 손실비용이 적어 고무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종근당의 2분기 전문의약품(처방액) 매출은 17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했다. 종근당의 대표 전문의약품은 △자누비아(당뇨병) △케이캡(위식도역류질환) △프롤리아(골다공증) △글리아티린(뇌혈관) △아토젯(고지혈증) 등이다.
이들 제품 중 가장 큰 매출 변화를 아토젯이 이끌고 있다. 아토젯의 1분기 매출은 197억원이며 2분기 처방액은 251억원이다. 또 프롤리아의 매출 신장도 기대된다. 프롤리아는 지난 2021년 754억원과 지난해 956억원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67억원으로 꾸준한 처방실적을 이어간다면 연매출 1000억원도 기대가 가능하다.
상위 제약사의 전문의약품 캐시카우가 1000억원 규모임을 감안하면 아토젯과 프롤리아는 자누비아‧케이캡 뒤를 이은 종근당의 핵심 매출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