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젊은이들 대신 다시 일터로 나서는 노인들 역대 최다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사회의 인력부족이 해마다 심각해지면서 노인들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여느 때보다 치솟고 있다. 총무성의 노동력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취업자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2년 기준으로 21.6%를 기록하여 조사를 시작한 1968년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 노년층의 절반이 넘는 62%가 여유로운 노후생활이 아닌 계약직이나 아르바이트 등으로 여전히 경제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일본 정부는 이마저도 20세에서 59세 사이의 경제활동 참여율인 85%보다는 낮기 때문에 더욱 끌어올릴 여지가 있다며 다시 사회로 불러들이기 위해 연금지급 기준까지 완화했다.
지금까지는 60대 초에 정년을 맞은 후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에 해당하는 후생연금을 받으려면 경제활동 소득과 연금 수급액을 합하여 월 28만 엔을 넘지 말아야 했다. 넘으면 초과액에 비례하여 연금 지급액이 깎이는 구조였지만 작년 4월부터 이 기준금액을 47만 엔으로 대폭 상향했다.
이 정도 금액이면 아르바이트가 아닌 풀타임 근무를 하더라도 64세부터 받는 후생연금을 100%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노년층의 경제활동 제한을 완전히 풀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덕분에 사회복귀에 대한 노년층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리크루트가 올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근로의욕을 가진 노년층의 비율이 38%에 달해 5년 전에 비해 3포인트 상승하며 정년 후의 경제활동에 대한 긍정적 의견들이 증가했다.
다만, 현재 무직이지만 근로의욕이 있는 노인들에게 과거 5년간의 취업상황을 물어본 질문에서는 절반 이상이 적합한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고 답해 기업 측이 제공하고자 하는 일자리와 노년층의 요구사항이 제대로 부합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일본 기업들은 대다수가 60세에서 62세 정년제를 채용하고 있지만 은퇴자를 위한 재고용제도 마련과 근무환경 정비에는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실제로 후생노동성의 2022년 조사에서도 66세 이상이 근무 가능한 제도와 환경을 갖춘 기업은 40.7%를 기록하여 이전 조사와 비교해도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여기에 정년 직전의 높은 급여에 비해 재고용 과정에서 급여가 절반 수준으로 대폭 삭감되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도 사회생활을 이어가려는 노년층의 불만과 개선요구로 이어지고 있는데 노동시장에서 노년층의 활약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조만간 추가적인 해결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구가 줄고 노년층 비중이 증가하는 한국 역시 일본을 따라 정년을 늦추고 연금 수령 시기는 그보다 더욱 늦춤으로써 더 오랜 경제활동을 강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지금 일본 정부의 정책들을 참고한다면 앞으로의 노후를 계획하는데 조금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