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보험비교 플랫폼' 나온다…보험료 내려갈까
금융위,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혁신상품' 지정
네이버‧카카오 등 막강한 플랫폼 앞세워 가격경쟁 유도
자동차보험, 안정적 손해율‧흑자 기록에 인하 경쟁 예상
보험료 인상 필요한 실손보험…"인하 경쟁 불가한 상황"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금융당국이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11개사의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혁신 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하고 내년 상반기 출시를 예고했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보험사 간 경쟁을 촉진한다는 계획이지만, 보험료 인하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정례회의를 열고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혁신금융 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 지정 업체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뱅크샐러드, 비바리퍼블리카, SK플래닛, NHN페이코, 카카오페이, 쿠콘, 핀다, 핀크, 해빗팩토리, 헥토데이터 등이다.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적합한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서비스다. 보험상품 비교‧추천을 위해서는 보험대리점 등록이 필요하지만, 본인신용정보관리회사‧전자금융업자‧대출모집법인 등 관계 법령에 따른 금융감독원 검사 대상 기관은 보험대리점 등록이 제한된다.
금융위는 이들 회사가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특례를 부여했다.
금융위는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의 취급상품 범위를 온라인 상품 중 단기보험(여행자‧화재보험 등),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저축성보험(연금 제외), 펫보험, 신용보험으로 제한했다.
금융위는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출시되면 소비자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간편하게 여러 보험상품을 비교해 적합한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소비자와 보험사간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해 보험사 간 경쟁 촉진, 보험료 부담 절감 등 소비자 편익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내년 초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이라며 "보험사와 플랫폼간 전산개발, 제휴 등 서비스의 원활한 준비‧운영이 가능하도록 참여 보험사와 플랫폼간 공동업무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시행되면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는 4000만명, 자동차보험 가입자는 2500만명으로 가장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네이버‧카카오 등 막강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핀테크 업체들이 나선다면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비교 플랫폼을 통한 다이렉트(온라인) 채널 가입자 수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각 사마다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도입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도입으로 보험료 인하 경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흑자를 기록한 만큼 경쟁을 펼칠 여력이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0%대 중후반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팬데믹 이후에도 흑자를 기록한 만큼 보험료 인하 경쟁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 "장마, 태풍, 폭설 등 계절적 요인으로 손해율이 상승한다고 해도 상반기에 잘 관리된 만큼 여력은 충분하다"고 했다.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중소형사에는 큰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경우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DB손보 등 대형 4사가 85%를 점유하고 있다"면서 "나머지 15%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형사의 경우 보험료 인하를 통한 점유율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실손보험의 경우 손해율이 높은 상황인 만큼 인하 경쟁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127.9%로 집계됐다. 전년 132.5%와 비교해 낮아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보험사가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실손보험의 경우 보험료율 인하를 막아내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자동차보험과 달리 인하 경쟁이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