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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킹통장 금리 상승 동력 상실···인뱅들 ‘조달 안정성’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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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일 기자
입력 : 2023.07.25 07:26 ㅣ 수정 : 2023.07.25 08:20

인뱅 파킹통장 금리 연초 대비 1%p 이상 깎여
저축은행 파킹통장 금리 올려도 인뱅 요지부동
파킹통장 거치 안정성 떨어져···수신 정책 변화
여신 확대 노리는 인뱅들, 정기 예·적금 늘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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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3사. [사진=뉴스투데이 DB]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올 초 파격적인 금리로 흥행에 성공한 인터넷전문은행의 파킹통장(수시입출금식통장) 금리가 연 2%대로 주저앉은 뒤 요지부동이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선 파킹통장 금리 인상으로 고객을 유혹하고 있는데, 인뱅들은 추가 금리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카카오·토스뱅크 등 인뱅 3사의 파킹통장 금리는 연 2.0~2.3%로 집계됐다. 올 초까지만 해도 연 3~4%대 금리를 주던 것과 비교하면 반년 새 거의 1%포인트(p)가량 금리가 깎였다. 

 

파킹통장은 주차를 의미하는 파킹(parking)과 통장을 합한 말로, 주차장에 차를 잠시 주차하듯 돈을 넣고 뺄 수 있는 상품이다. 개월이나 연 단위로 가입해 자금이 묶여있는 일반 정기예금과는 다른 구조다. 

 

그동안 인뱅 3사는 파킹통장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시장금리 대비 높은 금리 적용으로 비용 부담이 있었지만, 초반 성장세가 필요한 인뱅들 입장에선 강력한 자금 조달 및 고객 확보 수단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카카오뱅크의 요구불예금은 지난해 3분기 21조6000억원에서 4분기 20조4000억원으로 줄었는데, 올 1분기 22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원할 때 언제든지 지급하는 예금이다. 파킹통장도 요구불예금의 한 종류다. 

 

인뱅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는 조금의 금리 차이만으로 수신 잔액이나 고객이 들어왔다 빠졌다하는 걸 반복했다”며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져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고금리 정책으로 파킹통장 시장을 휩쓸었던 인뱅들이 최근 저금리 기조로 회귀하자 저축은행들의 침투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OK·다올저축은행 등은 파킹통장 금리를 예치 금액에 따라 연 3~5%대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이런 상황에도 인뱅들은 파킹통장 금리를 다시 올릴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굳이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금리 경쟁에 참전할 의사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는 최근 들어 바뀐 인뱅들의 수신 정책과도 맞닿아있는 판단이다. 

 

파킹통장은 언제든 돈을 넣고 뺄 수 있는 특성상 상대적으로 수신 안정성이 떨어진다. 은행 입장에선 자금 유입과 유출을 계산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유동성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인뱅은 여타 시중은행에 비해 예금 조달 의존도가 매우 높다”며 “인터넷 기반 은행이라는 태생적 특성상 모든 예금이 비대면 예금인 가운데, 수시입출금식예금 비중이 69.1%라 수신예금의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객의 예금으로 대출을 내주고 수익을 얻는 은행 영업 방식은 안정적 수신고 유지의 필요성을 더한다. 최근 인뱅들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나 전세대출 중심의 여신(대출) 확대를 꾀하는 점도 파킹통장에 힘을 싣기 어려운 요인 중 하나다. 

 

이에 인뱅들은 이자 지출이 덜한 저원가성예금 잔액 방어와 함께 비교적 안정적 자금 조달 수단인 정기 예·적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파킹통장 금리를 잇따라 내리고 있는 것도 금리 재편으로 정기 예·적금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파킹통장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인뱅과 직접 경쟁 상대는 아니다”라며 “은행 유동성이 급격하게 빠져 나가지 않는 이상 당분간 파킹통장 금리를 올릴 만한 요인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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