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매판매 시장기대치 밑도는 0.2% 증가, 테슬라 넷플릭스 주가 희비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이 경기침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와 그렇지 않다는 신호가 혼재되면서 투자자들이 좀처럼 갈피를 못잡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6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0.2% 증가했다.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5% 증가)에는 미치지 못해 미국 경제가 서서히 둔화신호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작년 6월부터 10연속 금리를 올렸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경제가 내성을 기르고 있는게 아니냐는 긍정적 해석을 내놓고 있다.
소매판매지수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미국 실물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2에 달하기 때문이다. 소비가 늘고 있다는 것은 미국경제가 그만큼 강하다는 증거이고, 우려되는 경제침체 가능성이 약화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휘발유와 자동차 등을 제외한 근원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6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5% 줄어 2개월 연속해서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보합보다 부진한 것이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향후 경제를 점칠 수 있는 경제지표들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면서 투자자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2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시작되면서 대부분 기업들이 어닝서프라이즈 결과를 내놓고 있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82%가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내놨다.
이날 개장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모건스탠리, 찰스 슈왑, 뱅크오브뉴욕(BNY)멜론이 모두 예상치를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덕분에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모건스탠리의 주가는 장중 3~5% 가량 올랐고, 찰스슈왑과 뱅크오브뉴욕멜론의 주가는 각각 11%, 2% 이상 상승했다.
가장 주목을 끄는 테슬라와 넷플릭스 등 빅테크 기업들은 19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데, 2분기 사상 최대 차량인도대수를 기록한 테슬라는 소폭 내린 반면 넷플릭스는 2% 이상 올라 460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소매판매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에 못미쳤음에도 2분기 기업 실적발표가 증시를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는 연준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심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상은 연준이 7월 FOMC에서 베이비스텝(0.25%P 금리인상)을 밟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앞서 올해 중 2차례의 추가금리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한 바 있다.
그렇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커질수록 이달 연준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오히려 낮아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긍정적 경제지표보다는 경제지표가 더 나빠지기를 기다리는 모양새다.
이날 뉴욕증시가 내림세로 출발했다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데는 2분기 실적발표 영향도 있지만, 전문가들의 기대치를 밑돈 부진한 소매판매도 일조한 것으로 지적된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소매판매가 예상치를 밑돈 점은 연준의 과도한 긴축 위험을 낮춰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