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상반기 보낸 카드업계…하반기 '내실경영' 집중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카드업계가 조달비용 증가,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 위기를 겪는 가운데 하반기 내실경영을 키워드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업카드사 7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규모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전부 감소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1759억원 대비 5.2% 감소한 1667억원이다. 삼성카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한 1445억원을 기록했으며 △KB국민카드 831억원(30.1% 감소) △현대카드 708억원(8.0% 감소) △롯데카드 551억원(40.0% 감소) △우리카드 459억원(46.4% 감소) △하나카드 202억원(63.0% 감소)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의 순익이 감소한 배경으로는 지속되는 고금리와 이로 인한 조달비용 상승,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 확대, 카드수수료율 인하 등이 꼽힌다.
올초 5%대를 기록한 여신전문금융채 AA+ 등급 3년물 금리는 1분기 점차 하향세를 보이며 3월 3.804%까지 내려갔으나 다시 오름세로 전환해 5월 들어 4%대에 재진입했다. 이달 17일 기준 여전채 AA+ 등급 3년물 금리는 4.298%로, 이달 10일에는 4.468%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처럼 업황이 어두운 가운데 신한카드는 이달 14일 '2023년 하반기 사업전략회의'를 진행했다.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은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미래변화 대응'을 어젠다로 상정하고 데이터 바탕의 10년 후 인구 및 회원 구조 변화와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른 결제시장 대편 방향성을 분석했다. 인구감소와 초고령화에 따른 사회 구조적 변화와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해 카드사의 위협과 기회요인을 고객가치, 지속가능경영, 조직 문화 관점에서 면밀히 살펴보고 대비한다는 것이다.
신한카드는 치열한 논의 과정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조직 운영체‧결제시장 대응 차원의 추진과제 65개를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행 시기별 세부 방안을 수립해 인구 감소 대응 전략 '프로젝트 히든카드'를 추진한다.
문 사장은 "경영관리‧내부통제 등 회사 전반에 걸쳐 강력한 내진 설계를 통해 위기상황에서도 잘 견딜 수 있도록 견고한 조직구조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며 내실경영과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달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철저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것"이라며 "신사업 추진 등 외연 확장보다는 내실경영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도 이달 7일 '2023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하고 하반기 경영전략 방향과 목표를 공유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부문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KB국민카드는 이번 회의에서 지속되는 대내외 복합 위기를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실 있는 성장 방안과 함께 미래성장 전략 추진 방안을 모색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활동고객 증대 방안 △기업‧공공사업 추진 △금융경쟁력 강화 방안 △KB Pay 플랫폼 활성화 방안 △글로벌사업 추진정략 등 주요 부문별 대응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아울러 신속한 의사결정, 명확한 업무 피드백, 쌍방향 의사소통을 위한 태블릿PC 황용 비대면 보고문화 정착을 위한 시연 등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시간도 마련됐다.
이 사장은 "하반기에도 경기침체 우려 속 민간소비 성장 둔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연체율 상승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영업비용과 프로세스 비용을 철저하게 효율화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어 "리더들이 본업 경쟁력을 탄탄히 하면서도 미래 성장전략을 그려 나가는데 있어 솔선수범해 달라"고 강조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분간은 조달금리가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최근 연체율이 상승한 만큼 모니터링과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카드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조달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1분기 실적이 감소했다"면서 "2분기 실적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하반기에도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 업권 전반에서 내실경영에 중점을 두고 대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