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금융당국이 5대 시중은행 중심의 과점 체제 해소를 위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한다. 또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설립에 대해서도 상시 인가 심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저축은행의 인수합병(M&A) 활성화와 함께 기존 금융지주 규제 개선으로 금융 산업 경쟁력 강화도 유도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KB·신한·하나·우리·농협·DGB·BNK·JB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개월여 동안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테스크포스(TF)를 운용해 이번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며 “이번 TF 작업의 핵심은 공정하고 실효성 있는 경쟁 도입”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금융당국은 앞서 구축한 대환대출 인프라 시스템을 올해 말까지 주택담보대출(주담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영업과 상품 내용에 대해 충실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와 시장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공정 경쟁을 유도해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5대 시중은행 중심의 과점 체제를 깨기 위해 신규 플레이어 도입도 추진한다. 특히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허용으로 경쟁 촉진을 유도하겠단 구상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DGB대구은행으로, 이르면 연내 시중은행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통해 30여년 만에 시중은행 시장에 신규 진입이 일어나고, 지방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이 출현함으로써 기존의 경쟁 구도에도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분한 자금력과 실현가능한 사업 계획을 갖고 있다면 신규 인가도 적극 추진한다.  특히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이 출현할 경우 경쟁 촉진 효과가 클 것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기존 사업자들의 성과 및 장·단점을 인가 심사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은행 업무 중 특정 분야에 전문화하고자 하는 진입 수요가 있고 안정적이고 실현가능한 사업 계획이 제시된다면 탄력적인 인가 심사를 통해 진입을 적극 허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저축은행의 인수·합병을 활성화해 예금과 대출 시장의 경쟁을 제고하고, 금융과 정보기술(IT) 간의 협업도 강화해 경쟁력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출시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기존 금융지주의 업무 범위나 계열사간 데이터 활용, 업무위탁, 비금융 회사 소유 등에 규제 개선 방안도 조만간 마련할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금융지주사 제도 개선, 디지털경제로의 전환, 금융혁신 노력, 은행업 경쟁 촉진 방안 등이 조화롭게 추진되면 우리 금융 산업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지주 회장들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