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SK매직·위니아·쿠쿠홈시스, '7월 장마괴담'에 즐거운 비명 지르는 이유

전소영 기자 입력 : 2023.06.17 05:00 ㅣ 수정 : 2023.06.17 05:00

'역대급 장마' 소식에 제습기 '없어 못팔아'
SK매직 신제품 제습기 판매 대란…“재고 없어”
위니아, 쿠쿠홈시스 5월 판매량 1년새 170%, 207%↑
2013년 이후 제습기 시장 위축…올해 화려한 부활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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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한 날씨 영향으로 제습기가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최근 온라인상에서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날씨 괴담이 등장했다. 7월 한 달동안 5일을 제외하고 연일 비가 온다는 소문이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날씨 예보 특성상 시간이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져 7월 장마 괴담을 일축했다. 그러나 올해 슈퍼 엘니뇨(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으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 발생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슈퍼 엘니뇨가 폭염, 폭우를 동반할 가능성이 커 이를 대비한 여름철 계절 상품이 일찍부터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장마철 필수 가전 ‘제습기’도 그 가운데 하나다.

 

업계의 관계자도 “지난 여름 장마에 대한 학습 효과와 올여름 장마 예고로 제습기를 찾는 이들이 폭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습기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나 이제는 물건이 없어 못 파는 지경에 놓였다. 불경기 영향으로 내수 침체가 우려되는 시장에 제습기 인기는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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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슈퍼 엘리뇨(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으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 발생 가능성이 높다. [사진 = 연합뉴스]

 

업계에 따르면 SK매직은 지난 3월 출시된 ‘초슬림 제습기’가 물량 부족으로 판매하지 못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초슬림 제습기는 지난 7일부터 판매가 재개됐지만 불과 하루 만에 준비 물량이 모두 동났다. 이에 따라 SK매직은 추가 물량을 확보해 오는 16일부터 재판매에 들어갔다. 

 

쿠쿠홈시스는 지난달 제습기 전체 판매량이 전년 대비 무려 207% 이상 증가했다. 특히 올해 4월과 비교하면 422% 늘었다. 공기청정 기능까지 더해진 공기청정제습기는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46% 늘었다.

 

위니아도 예외는 아니다. 위니아의 5월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70%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6월도 판매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판매 누계량이 전년 동월 대비 50% 증가했다. 

 

제습기 인기는 유통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주요 전자상거래업체 위메프에 따르면 최근 2주 동안 고객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제습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53% 증가했다. 11번가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7일까지 제습기 거래액이 전년 대비 5배 늘었고 G마켓은 5월 제습기 판매량이 전년보다 150%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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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전자 '18L 상부식 제습기'(왼쪽)와 쿠쿠홈시스 '인스퓨어 제습기' [사진 = 신일전자/쿠쿠홈시스]  

 

2013년 정점을 찍고 한풀 꺾인 제습기 시장에 모처럼 활기가 넘쳐 주요 가전업계에서도 강력한 제습 성능, 대용량 등을 앞세운 제습기 신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LG전자는 곰팡이가 활발하게 번식하는 70% 습도에서 실내 적정 습도 60%까지 7분 만에 제습해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2023년형 휘센 오브제컬렉션 제습기’를 출시했다.

 

코웨이는 최근 실내 공기청정과 습도조절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듀얼클린 제습공기청정기’를 선보였다. 

 

신일전자는 제습량 18L, 물통 용량은 6L에 달해 습기가 많은 장마철에도 걱정없는 ‘18L 상부식 제습기’(사진)를, 쿠쿠홈시스는 16L 대용량 제습 능력을 갖춰 습도가 높은 실내에서 하루 종일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는 ‘인스퓨어 제습기’(사진)를 각각 내놨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습기 시장은 지난 2013년 130만대라는 정점을 찍은 후 2014년 80만대 규모로 크게 줄었다. 2020년까지 2018년과 2020년을 제외하고는 판매량이 100만대를 넘기지 못했다. 2016년은 55만대, 2019년에는 20만대까지 축소됐다. 

 

삼성전자는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2017년 제습기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업계에서는 국내 제습기 시장이 올해 60만대까지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제습기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는 맞다”며 “전성기 때만큼은 아니지만 경기 침체로 가전 시장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고려하면 선방한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일찍부터 예고된 장마 영향이 제습기 판매 수요에 확실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침체됐던 국내 제습기 시장이 다시 살아나 올해는 에어컨과 함께 여름 실적을 책임질 주요 계절가전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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