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하이투자증권은 13일 원화의 완만한 강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일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1288.3원으로 1200원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16일 1338.8원의 전고점을 기록한 이후 원화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들어서는 원·달러 환율이 전월말 대비 2.8% 하락하는 등 강세폭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원화와 높은 동조 현상을 보이는 위안화 및 엔화와 뚜렷한 차별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약세를 보여왔던 원·달러 환율이 강세를 보이는 배경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중단 기대감을 꼽았다.
박 연구원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은 실리콘밸리은행(SVB)발 신용위기 등으로 재차 강세로 전환됐던 달러 흐름의 변곡점 역할을 할 전망"이라며 "무엇보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 기대감이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자극하고 있어 원화는 물론 주요국 통화의 강세 흐름을 견인 중"이라고 분석했다.
대내적 요인도 원화 강세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박 연구원은 "한미간 정책금리 역전 폭 확대 우려 완화와 함께 국내 신용리스크 완화도 상대적 원화 약세 현상을 해소하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하반기 국내 경기 반등 전망도 원화 가치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사이클 개선 기대감과 더불어 수출 반등과 이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폭 축소 가능성이 원화 강세 재료"라고 말했다.
달러 수급여건도 크게 개선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자금은 114억3000만달러로 월간 기준 관련 통계가 발표된 2000년 이후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박 연구원은 "1분기 대내외 여건과 달리 2분기 중반을 지나면서 국내 외환시장 여건이 크게 개선되고 있어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불확실성 리스크가 잠재해 있지만 원화의 완만한 강세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며 "6월 FOMC 회의 이후 달러 약세 폭 확대와 국내 수출 개선 및 외환 수급 호조가 원화 강세를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다만 중국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위안화 약세 현상과 함께 엔화 약세 현상이 원화 강세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상반기 중 코스피지수가 큰 폭 상승했지만 달러화 기준 코스피지수와는 괴리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국내 수출 경기의 본격적 회복과 원화 강세 기조가 지속된다면 외국인 자금의 증시 유입 역시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