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김동연 경기지사의 다각적 RE100 정책과 정치적 함의는?
김동연의 RE100 강화, 윤석열 정부와의 대립각 구축이라는 정치적 의미 담겨
윤 정부는 탄소중립이나 재생에너지정책을 과거 정부의 산물로 인식해 비중 약화시켜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기후위기 대응을 경기도 어느 한 부서의 담당업무로만 생각하지 않고, 도정 전반에 걸쳐 모든 정책을 환경·에너지 친화적으로 기후위기 해결에 한 발짝 다가가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RE100 정책 실천을 위한 강력한 정책 의지를 표명했다.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lectricity) 100%'의 약자이다.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태양광 등과 같은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당한다는 국제 캠페인으로 선진국 정부나 글로벌 기업들이 목표로 채택하고 있다.
김 지사는 "오늘 기후대사 강금실 전 장관님, 공동위원장 전의찬 교수님과 여러 위원님들을 모시고 경기도 기후위기 대응 첫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며 "위원님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 덕분에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공공기관 설치 조명 등 전체를 LED 등으로 교체하는 것을 시작으로 공공건물 에너지 효율과 성능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며 "공공기관장의 RE100 달성 노력 및 성과를 리더십 평가에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의 RE100 정책은 다각적이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윤석열 정부가 탄소중립이나 신재생에너지 문제를 과거 문재인 정부의 정책으로 규정,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도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려는 구도이다. 김 지사가 RE100 정책을 강화하는 것은 윤 정부와의 정책적 대립각을 예리하게 세운다는 정치적 의미가 함축돼 있는 셈이다.
■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평가에 RE100 이행여부 비중있게 반영... 중앙정부와 지자체 통틀어 최초의 RE100경영평가
우선 경기도는 공공기관의 유휴부지 전체에서 태양광 발전을 시작하고 공공기관 평가에 RE100 이행 여부를 비중있게 반영할 계획이다. 산하 공공기관 전체가 RE100 실천에 나서는 것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통틀어 경기도가 처음이다.
김 지사는 17일 경기도청에서 강금실 기후대사와 전의찬 공동위원장, 학계, 기업, 시민단체 등 다양한 분야의 민간위원과 함께 첫 번째 경기도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공공기관 RE100 실행계획을 확정했다.
김 지사는 지난달 24일 경기 RE100 비전 선포식에서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회의를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한 대로 이날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경기 RE100 추진전략의 핵심과제인 공공기관 RE100 세부 추진계획을 집중 논의했다.
회의 결과 경기도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도 산하 28개 공공기관이 소유한 모든 유휴부지, 옥상, 주차장 등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연간 13GWh 이상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기로 했다. 태양광 패널 설치로 인한 도 재정부담을 최소화하고 도민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에너지 협동조합과 협력도 추진한다.
■산하 공공기관 조명등 31만 9253개 전체를 LED조명등으로 교체
뿐만 아니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공공기관 설치 조명등 전체(31만9253개)를 LED 조명등으로 교체하고 비효율적 에너지 소비행태 개선, 스마트 에너지 관리 체계 도입 등을 통해 에너지 사용도 줄여나갈 계획이다. 도 소유 공공 건축물(134개소)을 대상으로 에너지 사용 실태를 조사하고 단계적으로 건물 에너지 성능 개선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밖에도 공공기관의 RE100 실천의지를 독려하기 위해 올해부터 RE100 달성 정도를 공공기관 및 기관장 평가에 반영한다.
■ 산업단지 RE100, 농촌형 RE100 등 추진방안을 차례로 발표할 예정
경기도는 공공기관 RE100 실행계획에 이어 앞으로 산업단지 RE100, 농촌형 RE100 등 추진방안을 차례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정부가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 목표를 30.2%→21.6%로 하향 조정한 것과 달리 경기도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후퇴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회의에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서는 경기도가 도정 전체, 각 국실 전체가 힘을 합쳐서 한다고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적어도 이 위원회는 제가 매달 직접 회의를 참석하고 주재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여주기식 또는 의례적인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실천에 옮기는 것들을 쌓아가자. 예를 들어 한 달에 한 건씩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결정하고 실천할 수 있다면 1년이면 12건, 2년이면 24건이 된다"며 "경기도가 대한민국 전체에서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에 있어서 가장 앞서 공공과 시장과 도민과 국민을 견인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저부터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의찬 공동위원장은 "경기도가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경기도의 기후변화 대응 성패가 우리나라 탄소중립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생각한다"며 "위원회가 형식적인 자리가 아니고 탄소중립에 제대로 다가가는 첫걸음이 되길, 경기도가 우리나라 탄소중립의 참다운 모델을 보여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강금실 기후대사는 "경기도의 정책과 정책실행 과정을 국내외에 알리는 역할이기 때문에 가급적 일정이 되는대로 위원회에 참석하고 말씀을 많이 듣고, 열심히 뛰어다니겠다"며 "의견들이 있거나 자문할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정보를 많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 김동연 지사, 매월 RE100 실천회의 주재하며 이행 상황 점검
경기도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당연직 15명과 도의원 2명, 민간위촉직 23명 등 40명으로 구성됐으며 총괄기획위원회와 함께 △공공혁신 규제합리화 △에너지전환 기업RE100 △도민실천 거버넌스 △녹색경제 산업혁신 등 4개의 분과로 구성돼 있다.
경기도는 위원회 이름에 경기도 탄소중립 정책의 정체성, 차별성을 담기 위해 19일까지 위원회 명칭을 온라인으로 공모하고 있다.
한편, 도는 탄소중립 실천의 일환으로 이날 회의를 종이 없는 회의(태블릿PC 활용), 종이컵·플라스틱 물병 없는 회의로 진행해 약 16kg·Co2eq의 온실가스를 감축했다.
경기도는 RE100 비전 선포와 함께 기후변화주간 운영, 친환경기업 투자유치, 경기도체육대회 친환경 개회식 추진, 청사 내 일회용품 사용 제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인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 중이다.
김 지사는 또 매달 한 번씩 RE100 실천회의를 주재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