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건설체감경기 소폭 개선 불구 중소 건설사는 위기감↑…대응방안은

모도원 기자 입력 : 2023.05.03 17:57 ㅣ 수정 : 2023.05.03 17:57

건설체감경기 11개월 만에 80선 회복
중소 건설사는 지수 하락해 어려움 지속
공사대수금과 자금조달 지수는 하락세
전문가 "위축지역 지정해 맞춤형 구제책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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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일부 회복됐지만, 중소건설사에 대한 위기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사진=freepik]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건설체감경기가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일부 개선됐지만 중소 건설사들은 오히려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형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일부 회복되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지만, 자금 조달이 어려운 중소건설사는 여전히 상황이 어렵기 때문이다.

 

3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경기실사 종합실적지수(CBSI)는 전월 대비 8.0포인트 상승한 80.2를 기록했다. 해당 지수가 8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해 5월(83.4) 이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건설경기실사지수(CBSI)는 건산연이 100~120곳의 건설업체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산출하는 경기실사지수다. 지수 값이 100을 넘으면 건설경기 상황에 대해 낙관하는 기업들이 많고 100보다 낮으면 반대를 뜻한다.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지수는 대형기업과 중견기업이 90.9과 79.5로 지난달보다 18.2포인트와 7.7포인트씩 증가했다.

 

주목할 부분은 중소형 건설사의 CBSI가 68.4로 나타나 지난달 대비 3.5포인트 떨어졌다는 점이다. 부동산 경기가 일부 회복됐음에도 중소형 건설사는 원자재비 상승과 인건비 상승 등 자금난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공사대수금과 자금조달 지수는 각각 전월 대비 4.5포인트, 5.3포인트 하락해 건설사의 자금 사정은 더 악화되고 있다.

 

건산연은 수주와 기성 등 물량 상황이 일부 개선된 영향으로 전체적인 지수가 회복됐다고 분석했지만, 자금조달 상황이 악화돼 향후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이달에도 신규공사 수주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며 4월 실적치 대비 6포인트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나 공사대수금과 자금조달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지수가 80선 중반을 넘어서며 회복세를 지속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특성상 대형건설사나 중견건설사는 신사업, 해외 수주 등으로 위험 분산이 가능하지만, 중소형 건설사는 주택 사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주택 시장 침체로 미분양이 쌓이고 신규 수주 감소와 신사업 확대가 이뤄지지 않아 먹거리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다. 수년 뒤부터는 줄줄이 도산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외부 회계감사대상 건설사 1613곳(대기업 307개, 중소기업 1306개)의 재무 위험을 살핀 결과 지방 중소 건설사의 취약성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지방 중소 건설사 중 한계기업 비율이 2021년 12.3%에서 지난해 16.7%로 올랐다. 이는 서울·수도권 중소 건설사(13.4%), 대형 건설사(9.4%)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현재 부실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불안 요인이다. PF는 미래 분양 수익을 바탕으로 금융기관에서 부동산 PF대출을 받는 금융기법으로, 한국에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PF보증을 취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돈줄이 마르기 시작하며 중소형 건설사에 대한 사업자 보증 규모는 꾸준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사업자 보증 잔액은 올해 2월 말 기준 9조677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사업자 보증 잔액은 8조9762억원으로 불과 5개월 만에 1조원 가까지 보증 잔액이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사업자 보증 가운데 중소건설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97.5%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미분양이 증가하며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 현금 조달이 어렵고 신용 등급이 낮은 중소형 건설사부터 도산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건설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의 줄도산 위기를 막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구제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사실 중소형 건설사는 분양이 안되면 다른 방법이 없다"라며 "먼저 정부에서 PF대출 기간 연장이나 여타 금융 지원들이 필요하다. 분양성이 있지만, 일시적인 자금 흐름 압박을 받는 사업장들을 선별해 구제책을 마련하는 것이 현재 건설업계를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역시 최근 국토교통부에 "주택 시장 침체가 우려되는 지역을 위축 지역으로 조속히 지정해야 한다. 위축 지역에는 규제 지역에 상응하는 수준의 인센티브를 부여해 주택 시장 침체 리스크가 지역 경제에 확산되지 않도록 맞춤형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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