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대형 건설사, 재고자산 증가…재무건전성 빨간불
3년사이 삼성·대우·롯데·현산 등 6곳 늘어
재고자산회전율까지 떨어져 자금유입도 더뎌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부동산 침체로 건설사들의 재무건전성 지표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매출로 이어져야 할 재고자산이 적체되면서 현금흐름이 막히고 있는 모양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요 건설사들의 재고자산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중 최근 3년 사이 재고자산이 꾸준히 늘어난 곳은 삼성물산,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등 6곳이다.
먼저 HDC현대산업개발이 올해 1조5748억원의 재고자산을 기록해 2020년(4510억원) 대비 249.18%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어 SK에코플랜트가 190.32%(1332억원→3867억원) 증가했으며, 삼성물산 103.48%(2조193억원→4조1088억원)과 롯데건설 80.7%(3073억원→5936억원), 대우건설 30.3%(1조4793억원→1조9267억원), GS건설 4.88%(1조4301억원 → 1조4999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건설 역시 지난해 재고자산이 8554억원으로 전년(7182억원) 보다 19% 늘었다.
건설사의 재고자산은 개발이나 사업부지 확보를 위해 사두는 용지를 비롯해 원자재, 가설재와 미분양·미완성 주택 등을 나타낸다. 이런 탓에 장기간 적체된 재고 자산은 운전자본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재고가 매출로 전환되는 속도를 보여주는 재고자산회전율마저 떨어지고 있다.
앞서 재고자산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던 HDC현대산업개발의 재고자산회전율은 2020년 5.2회에서 지난해 2.5회로 축소됐다.
삼성물산의 경우 같은 기간 재고자산회전율이 12.6회에서 10.7회로 내려갔으며, 롯데건설과 SK에코플랜트의 회전율 또한 각각 10.72회, 22회에서 8.76회, 19회로 하락했다.
빈재익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회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자금 순환이 잘 일어난다는 이야기인데 이 지표가 떨어지면 사업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현금 유입이 잘 안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자금 유입이 안 이뤄지면서 현금 유출도 못 일으키고 특히 전문건설업체에서 하도급 업체 쪽으로 흘러갈 돈이 막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분양사업에서 건설사가 대금을 받지 못하는 분양미수금 역시 쌓이고 있다.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 연결기준으로 현대건설의 분양미수금은 1336억원이다. 전년(181억원) 대비 7배 이상 치솟았다.
중견 건설사도 마찬가지다. 대방건설(530억원), 계룡건설(332억원), 태영건설 (23억원) 등도 분양미수금이 발생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재고자산이 쌓인다고 해서 무조건 안좋은건 아니지만, 그 자산이 공사에 빨리 투입돼서 돈을 회수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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