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한은 기준금리 동결…중견 건설사, 자금조달 부담 더나
금통위, 3.50% 동결…2월 이후 유지
"대형사 한숨 돌렸지만 중견사들 조달 어려워"
중견사 "집값 오른다는 심리 형성돼야 경영개선"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지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중견 건설사에 대한 위험은 계속해서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2일 한은 등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통화정책방향회의을 열고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2021년 8월 이후 7차례 연속 인상해 3.50%까지 올렸다가 지난 2월 동결을 결정한 후 이번에도 금리 수준을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가장 낮은 4%대 초반까지 떨어진만큼, 무리하게 금리를 올려 경기와 금융시장에 부담을 줄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금리 동결은 건설업계에 희소식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 하락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으로 건설사는 한바탕 자금난을 겪었지만, 금리 동결로 자금 조달 비용에 대한 부담을 일부 덜어낸 셈이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동안 금리가 계속 올라갈 것이란 부분에서 우려가 많았다"라며 "금리 동결 자체는 대출 금리가 더 이상 상승하지 않는다는 것이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는 금융 비용적 측면에서 한숨 돌렸다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 비용의 추가 상승이 제한될 뿐, 여전히 자금 조달에 대한 어려움은 남아있는 모양새다.
최근 롯데건설은 2500억원을 목표로 수요예측에 나섰으나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1600억원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건설업 전망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계열사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을 받아 기존 신용등급(A+)보다 높은 'AA+' 등급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목표액 달성에 실패했다.
종합건설업체인 HL디앤아이한라(BBB+)와 한국토지신탁(A)의 경우 모두 500억원 모집에 나섰으나 각각 140억원, 260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한신공영(BBB) 역시 500억원을 목표로 했으나 50억원의 주문만 받았다.
더불어 금리 동결에 따른 시장 영향도 대형건설사와 중소·지방 건설사를 나눠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 연구원은 "금리 동결은 희소식이지만, 여전히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며 "특히 최근들어 건설 사업장마다 지연되고 있는 사업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대형건설사는 여력이 있으니 분양이 지연되더라도 금융 비용을 버틸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사업을 연기시키고 있다"며 "하지만 중소형 건설사들은 상황이 다르다. 연기시키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금융 조달이 안되고 상승하는 건설비용을 부담할 수 없어서 연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견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조달 비용이 내려가고 있는 추세지만 아직도 높은 수준이긴하다. 다만 금리 자체만으로 건설사가 크게 영향을 받기 보다는 고금리로 인한 주택 경기 하락이 문제다"며 "금리가 오르더라도 집값이 상승하면 문제가 없지만 지금처럼 주택 수요가 줄어들면 문제가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국민들의 심리가 형성되고 향후 주택 수요로 이어져야 경영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