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상장사 ESG 평가]한진 조현민의 지속가능경영, 2년만에 사회 등급 C에서A로 끌어올려
서예림 기자 입력 : 2023.05.01 10:38 ㅣ 수정 : 2023.05.01 10:39
조현민 한진 사장, 부임 1년 만에 ESG 종합등급을 B에서 A로 두 계단 끌어올려 지속가능경영을 트레이드마크로 제시...비재무적 성과와 재무적 지표 동반 상승 입증해야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국내 1040개 상장회사들의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3가지 부문에 대한 분석결과를 토대로 한 ESG 평가 및 등급을 연 4회 발표하고 있다. ESG등급은 재무적 가치를 넘어선 비재무적 가치를 측정하는 대표적 경영 지수로 자리잡고 있다. KCGS의 등급을 기초로 국내 주요기업들의 ESG 경영 실태를 취재·보도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한진의 ESG경영은 오너 일가인 조현민(40) 총괄사장의 지휘 아래 빠르게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지난 2020년 12월 한진 부사장으로 부임한 지 1년만에 종합등급을 두 단계나 끌어올렸다.
한국ESG기준원(KCGS) ESG(환경·사회·지배구조)평가에 따르면, 한진은 지난 2019년과 2020년 종합 'B'등급에서 2021년 'A'등급으로 성장했다. 2022년에는 'B+'등급으로 한 단계 하락했으나 KCGS가 지배구조 부문 등의 평가기준을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상향 조정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 와중에서 사회 부문은 A를 받아 상승세를 유지했다. 사회부문은 2020년 C등급, 2021년 B+ 등급이었다.
이처럼 조 사장은 특히 '친환경 경영'과 '사회적 책임 경영'에 큰 애정을 쏟아 왔다. 그 결과 1년 만에 ESG평가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하며 한진의 'ESG경영 리더'로 불리고 있다. 조 사장은 '지속가능경영'을 자신의 경영철학 혹은 트레이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분석된다.
조 사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사회적 가치 추구, 친환경 경영 등과 같은 비재무적 성과가 매출과 영업이익과 같은 재무적 지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이다.
또 조 사장은 한진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기존 물류 사업과 다양한 물류 트렌드를 접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다양한 사회구성원들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하며 한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역량을 강화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환경(E) = B+등급 이상 유지하며 'ESG수준 양호' 평가 받아...친환경 포장재 '그린와플' 주목받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환경(E) 부문은 2020년 'B'등급에서 2021년 'A'등급으로 두 계단 상승했다. 2022년은 한 계단 내려간 'B+'등급을 기록했다. KCGS는 'B+'등급 이상을 ESG수준이 양호한 기업, 'B'등급 이하를 ESG수준이 취약한 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진이 환경 부문에서 'B+'등급 이상을 유지하며 'ESG수준 양호 기업'으로 자리잡은 것은 조현민 표 '친환경 경영'의 영향이 크다.
대표적으로 조 사장은 지난해 직접 제시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친환경 포장재 '그린와플'을 론칭했다. 비닐 필름 대신 100%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종이로 만들어졌으며 별도의 테이프를 사용하지 않고 조립만으로 포장이 가능한 간편한 기능을 구현했다.
이에 그린와플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주관하는 '제17회 대한민국 패키징 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전기차 충전사업 및 태양광 발전사업, 친환경 동행 플랫폼 ‘그린온 한진’ 운영 등 친환경 물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다만 2021년 'A'등급에서 2022년 'B+'등급으로 하향 조정된 것은 ESG평가모형을 글로벌 기준에 맞춰 개정하면서 난이도가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CGS는 "모범규준 개정에 따라 평가모형이 대폭 개정돼 ESG 경영체계 도입 이후 고도화를 이루지 못한 기업은 등급이 하락됐다"며 "ESG평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했음에도 불구하고 등급이 하락한 기업이 다수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 사회(S) = C에서 A등급으로 2년 연속 성장...'내지갑속선물' 등 다양한 CSV 모델 구축
사회(S) 부문은 2020년 'C'등급에서 2021년 'B+'등급, 2022년 'A'등급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회적 책임' 또한 친환경 못지 않게 조 사장이 중요시하는 요소다. 특히 기업과 사회가 상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 활동으로는 농수축산물 기프트카드인 '내지갑속선물'이 있다. 내지갑속선물은 선불카드와 배송서비스를 결합해 산지농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D2C(Direct to Consumer, 소비자 직접 판매) 방식의 농수축산물 기프트카드다.
소비자에게는 품질 좋은 국내 농수축산물을 제공하고, 농수축산인에게는 소득 향상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밖에도 경찰청 장기실종아동 찾기 ‘호프테이프(Hope Tape)’ 캠페인, 택배 종사자의 근로환경 개선 활동, 소외계층 후원 활동 등 택배·물류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2022년 사회공헌 공로 인정받아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한 점도 눈에 띈다.
그 결과 한진은 ESG평가 사회 부문에서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는 평가다.
■ 지배구조(G) = 한 계단 하락한 B+등급으로 양호한 수준 유지...지난 해부터 '한진ESG보고서'도 발간
마지막으로 지배구조(G) 부문에서는 2020년 'B'등급에서 2021년 'A'등급으로 올라섰다. 2022년은 한 계단 하락한 'B+'등급으로 'ESG수준 양호 기업'을 유지했다. ESG평가모형이 개정되면서 난이도가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진은 이사회 산하에 감사위원회를 비롯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ESG 위원회, 보상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모든 위원회는 독립성 제고와 경영진에 대한 이사회의 견제와 균형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이어 지난해부터는 ESG성과와 비전을 담은 '한진 ESG보고서'도 발간하고 있다. 친환경 물류체계를 구축하고, 이해관계자와 동반성장하며 책임있는 기업지배구조를 확립해 ESG 경영을 실천해 나가겠다는 추진 전략과 활동 및 성과를 담았다.
한편 조 사장은 앞으로도 지역 기관, 기업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활동을 발굴하고 ESG 경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진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도전과 혁신을 지속해온 한진은 주주와 고객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며 "수송보국의 창립이념을 바탕으로 고객, 사회와 더불어 성장해 나가는 ESG 선도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