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식문화 선도하는 ‘오뚜기’, 전시에 라면·식용유·레토르트 등 식량 공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에 돌입했다. 이제 전쟁은 전 국민과 기업이 참여하는 총력전 개념이 되었고, 미국과 중국·러시아 등이 신냉전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비상대비에 관한 법률’에 의거 비상시 국가동원령에 따라 군수물자 또는 전시 민수물자의 생산이나 용역에 전용되는 기업을 중점관리하고 있다. 총력전 체제 속에서 신냉전이 도래하면 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뉴스투데이는 중점관리기업의 국가안보적 역할을 소개하는 ‘신냉전 시대의 비상대비기업’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유영수 비상대비 전문기자] 전시 또는 비상시 국민의 생활 안정 유지는 대단히 중요하며 그중 핵심은 ‘식량’이다. 과거 전쟁에서도 식량이 모자라는 시기가 길어지면 제아무리 승리에 대한 국민의 의지가 강해도 패배하고 마는 사례를 수차례 보아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염전(厭戰) 사상이 발생하고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생각이 지배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식량은 비상대비 차원에서 반드시 적정량이 확보돼야 한다.
전시 또는 비상시 식량 관리를 얘기할 때 꼭 필요한 대표적 기업으로 대다수 국방 관련 전문가들은 (주)오뚜기를 꼽는다. 평시 “머리 쓰고 땀을 흘리자”는 생활신조로 무장한 (주)오뚜기는 보다 좋은 품질, 보다 높은 영양, 보다 앞선 식품으로 인류식생활 향상에 이바지하면서, 인화단결, 연구개척, 신속정확 정신으로 오늘날 3000여 제품을 생산하는 국민기업으로 우뚝 섰다.
(주)오뚜기의 투철한 국가관과 애국심의 뿌리는 기업의 태생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국가가 있어야 회사도 존재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가졌던 오뚜기의 창업자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은 한국전쟁 당시 호적 나이를 고치면서까지 군에 자원입대했던 열혈청년으로 그의 애국심은 그가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희석되지 않았다.
함태호 명예회장은 1950년 한국전쟁 발발 당시 고등학생 신분으로 군에 입대해 임시군사교육학교인 육군종합학교를 거쳐 소위로 임관했다. 최전선인 1사단 및 8사단에서 근무하면서 인제, 양구전투를 비롯해 수백 명의 전사자가 속출했던 치열한 전장을 누볐다.
1953년 7월 휴전 때까지 그는 최전선에서 사선을 넘나들었다. 휴전 후에는 육군 정보부에서 근무했고, 1957년 5월 육군 소령으로 예편 후 (주)오뚜기를 창업했다.
현재 (주)오뚜기 대표이사인 함영준 회장도 학사장교 출신으로 군에 복무하면서 대를 이은 투철한 국가관을 보여주었다. 함영준 회장은 2020년 학사장교 후배인 백종원(요리 사업가)이 ‘만남의 광장’이란 TV 프로그램에서 완도 대표 수산물인 다시마 살리기에 나서며 동참을 요청하자 “다시마 라면에 다시마를 두 배로 넣어서 만들겠다”며 한정판 라면을 출시하기도 했다.
(주)오뚜기는 전시 또는 비상시 국가동원령에 따라 동원물자 중 하나인 식량을 생산하기 위해 정부가 관리하는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돼 있다. 1987년부터 현재까지 정부 부처 주관하에 전시 동원물자인 라면, 식용유, 레토르트를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국가를 위해 노력해온 애국적인 기업이다.
또한, ‘비상대비에 관한 법률’에 의거 선발된 비상계획관이 보직돼 임무를 수행하는 기업이다. 비상계획관은 비상시 사용할 식량의 평시 품질관리 업무를 수행하며, 전시에는 업체의 장을 보좌해 비상 및 재난대비 교육과 훈련에 관한 사항, 직장민방위 및 예비군업무의 협조·조정에 관한 사항, 직장 방호 및 보안업무에 관한 사항, 비축물자 및 동원물자에 관한 업무 등을 수행한다.
평시에도 비상대비 연습계획을 수립·발전시키는 기업 ▶ (주)오뚜기는 전시, 사변 등 국가 비상사태 발생 시 군사작전 지원을 위해 동원물자를 생산·저장하고 관리한다. 또한, 군부대 수송을 위한 인도 인접 계획을 수립·발전시켜 비상상황 유형별 대응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상황 발생 시 즉시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
정부 을지연습 시 적극 참여하여 국가에 식품조달 기여 ▶ 매년 을지연습 등 정부연습 시 비상대비계획의 실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전시상황실을 설치하고, 실제 상황을 상정한 메시지 처리 훈련과 동원물자 실제 수송훈련을 통해 정부훈련에 기여하고 있다.
동원물자 생산 공장에 대한 주기적인 동원시행 태세 점검 ▶ 전시 안보 개념에 입각해 회사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 위기 발생 시 즉각 대응하기 위해 위기관리 매뉴얼을 작성하고, 주기적으로 위기 유형별 훈련을 실시한다. 또한, 동원물자 생산 공장에 대한 동원시행태세를 점검해 미흡한 분야를 보완함으로써 동원대비태세를 완비하고 있다.
전·평시를 대비하여 주기적으로 소방훈련 실시 ▶ 전·평시를 대비해 관할구역 내 소방훈련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회사 자체적으로 상황별 화재상황을 설정해 시나리오별로 대응체계 훈련을 실시한다. 또 매년 훈련 시에는 전 사원이 참여해 화재에 따른 회사의 적시적인 대응태세로 전·평시 재난에 대비하고 있다.
전시 대비 직장 민방위대를 효율적이고 내실 있게 운영 ▶ 민방위 자체 방호계획을 수립·운영하며 자체 민방위 훈련을 통해 전·평시 및 재난대비 능력을 배양하고 있다. 전 조직원이 전시 대비 응급구조 대처 및 심폐소생술 등에 숙달되도록 응급처치 관련 교육을 철저히 실시하고 있는 것도 오뚜기가 자부심을 갖는 자랑거리다.
포괄안보 개념에 입각한 재난대응훈련 실행▶ 사업장별 특성을 고려하여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안전사고 유형을 식별하고 매월 공장 점검으로 위해요인을 제거한다. 또 위험예지훈련을 통해 사고 발생시 대응 및 조치능력을 배양함으로써 작업자의 소중한 생명과 안전을 지켜나가고 있다.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제일 먼저 희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은 잘하는 것, 좋은 일을 외부에 알리지 않으며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원칙을 평생 간직했던 사람이다.
평시에는 ‘착한 기업, 존경받는 기업’으로 불리고 전시에도 국가를 위해 라면, 식용유, 레토르트 등 비상식량을 동원물자로 공급할 수 있는 기업으로, CEO의 투철한 국가관과 리더쉽은 (주)오뚜기를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식품회사의 선도자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ESG(친환경, 사회적책임경영, 지배구조) 경영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는 오늘날, 지금까지 해 온 정신을 바탕으로 한걸음 꾸준하게 전진함으로써 ESG 경영의 선도기업이 되고 나아가 아세아를 넘어 지구촌 모든 인류에게 건강한 식생활을 책임지는 기업으로 (주)오뚜기가 우뚝 서기를 기대해 본다.
유영수 프로필▶한국안보협업연구소 비상관리연구센터장, 前 육군보병대대장, 前 오뚜기라면(주) 비상계획관, 前 보건복지부 비상계획관협회 총무국장, 前 식약처 비상계획관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