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KT·SKT, 700조원 '초거대 AI' 시대 맞아 인재 육성 속도 낸다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네이버, 카카오 등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업의 장점을 살려 인공지능(AI) 전문 인재 양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회적 가치 차출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면서 최근 대화형 로봇 ‘챗GPT’가 불씨를 당긴 초거대 AI 시장에서 한국 산업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2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초거대 AI를 포함한 세계 AI 시장 규모는 2024년 5543억달러(약 7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업체들도 자체적으로 초거대 AI 모델 개발에 돌입했다. 현재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 KT는 ‘믿음’ 등으로 이름을 붙여 초거대 AI를 개발 중이며 이르면 올 상반기 에 선보일 방침이다. 각 사는 최근 몇 년 새 인재 양성 전문 프로그램을 론칭해 수백에서 수천명에 이르는 엔지니어를 배출했다.
■ AI개발자 1000명 배출한 네이버, 지역인재 키우는 카카오
네이버는 2011년 독립적 비영리 기관 ‘네이버 커넥트재단’을 설립해 공익목적 교육사업을 이어왔다. 커넥트재단은 초·중·고 학생은 물론 전공자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해 기업 현장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1년 신설한 ‘부스트캠프 AI 테크(Tech)’ 성과가 눈에 띈다.
부스트캠프 AI 테크는 AI 분야에 대한 기초 지식 교육부터 실습 교육까지 제공하는 올인원 AI 실무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다. AI 분야 최고 권위 연구진과 전·현직 엔지니어 등 교수진 82명이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선보인다. 지역, 전공에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달 14일 마무리된 4기 수료생의 75% 이상은 컴퓨터 비전공자였다.
이 프로그램은 교육 전문성과 운영 관리 역량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아 ‘2023년 K-디지털 트레이닝 우수성과기관’으로 선정됐다. 입소문을 타고 지난 1월 새롭게 모집한 5기는 경쟁률이 6대 1 이상으로 치솟았다.
네이버에 따르면 현재까지 부스트캠프 AI 테크가 배출한 수료생 1000여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AI 개발자로 취업하며 높은 실무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역 소외 현상과 IT 업계 인력 부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카카오 테크 캠퍼스’를 올해 신설했다. ‘기술과 사람이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이라는 카카오의 ESG 방향성이 바탕이 됐다.
카카오 테크 캠퍼스는 지역 대학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과 프로젝트에 기반한 실무 교육실습을 운영해 현업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수준의 주니어 개발자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육 전반에 카카오 등 IT 기업 현직 실무 개발자가 참여해 학습을 지원하며 취업 활동과 관련된 멘토링, 특강, 코드 리뷰 등을 지원한다. 참가자 전원에게 전자 수료증과 프로그램 커뮤니티 네트워킹 기회 등도 제공하며 우수 수료팀에는 학교별 장학금을 2000만원씩 지원한다.
지역 대학과의 협업으로 물리적인 제약 없이 취·창업 역량을 높일 수 있다는 부분을 인정받아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추진하는 ‘청년친화형 기업 ESG 사업’에 선정됐다.
카카오는 올해 부산대학교, 전남대학교와 손잡고 4월부터 11월까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내년에는 현재 2개 대학에서 지역 단위로 범위를 넓히고 다양한 신기술을 포함한 교육 과정을 지속 확장할 예정이다.
■ KT 에이블스쿨 취업률 80%…SKT AI 펠로우십은 5기 맞아
KT는 신기술 분야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디지털 인재 양성 프로그램 ‘KT 에이블스쿨’을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고용노동부가 후원한다. 지난 2021년 12월 1기를 시작으로 2기까지 수료생을 배출했으며 현재 3기 참가자들이 활동 중이다. 각 기수 교육 기간은 6개월이다.
현재 KT 에이블스쿨 채용에는 KT 그룹과 KT가 이끄는 AI 원팀, 코리아 AI 스타트업 100 소속 기업을 비롯해 국내 유수 IT·금융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여러 KT 그룹 계열사가 에이블스쿨 수료생을 위한 채용 전형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은 AI 서비스 개발자를 양성하는 ‘AI 개발자 트랙’과 디지털 산업을 선도하는 ‘디지털전환(DX) 컨설턴트 트랙’ 2개 과정으로 진행된다.
KT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에이블스쿨 1기 수료생 중 80% 이상이 KT 그룹을 비롯해 국내 유수 기업에 취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취업률을 트랙별로 보면 AI 개발자 트랙에서 83%, 대부분 비전공자로 구성된 DX 컨설턴트 트랙에서 81%에 달했다.
KT는 디지털 기술 교육 기회가 부족한 수도권 외 지역 학생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국 광역본부를 거점으로 연간 1200명의 교육생을 선발해 2024년까지 총 3600명의 디지털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SK텔레콤(SKT)는 AI를 공부하는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이 기업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2019년부터 ‘SKT AI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참가를 원하는 학생들이 3인 이하로 팀을 꾸려 지원하는 방식이다.
SKT AI 펠로우십 참가자들은 기업에서 실제로 진행 중인 연구 과제를 수행하며 생생한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다. SKT는 우수 과제에 대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국내외 전시회 출품을 돕는다. AI 펠로우십 과정을 수료한 참가자가 SKT 채용에 지원할 경우 별도의 혜택도 제공한다.
SKT AI 펠로우십은 최근 5기 참가자 모집에 돌입했다. 팀당 최대 1000만원의 연구 지원금과 포상금이 제공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적으로 AI 기술 발전과 인재 양성 중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민간 측면에서 일조하고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교육 프로그램을 매년 발전시키며 한국을 대표하는 인재사관학교로 발돋움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