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험 경쟁 '활활'…손보업계 최대 격전지 부상
지난해 5대 손보사 어린이보험 원수보험료 5조8256억원
어린이보험 시장 규모 급성장…가입연령 확대도 이어져
IFRS17 도입에 CSM 확보 유리한 장기인보험 집중 영향
"기존 성인 대상 건강보험 대비 보험료 저렴해 경쟁력 커"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손해보험업계에서 장기인보험 시장이 다시 격전지로 부상하면서 어린이보험이 주목 받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 손보사의 어린이보험 원수보험료는 5조8256억원이다. 이는 2018년 3조5534억원과 비교해 63.9%(2조2722억원) 성장한 수치다. 중소형 보험사를 합하면 시장 규모는 6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어린이보험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어린이보험은 태아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암‧뇌‧심장질환 등 3대 질병을 포함해 각종 상해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 확대는 저출생이 심화되고 어린이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인구가 감소한 영향으로 보인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어린이보험이 많이 판매될수록 수익규모를 키울 수 있다. 보험료 납입 기간이 길고 수수료가 높아 수익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부모가 자녀를 피보험자로 가입하기 때문에 해지율이 낮은 것도 장점이다.
어린이보험 시장의 독보적인 강자는 현대해상이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말 어린이보험 원수보험료 기준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DB손보, KB손보 순으로 나타났다.
KB손보는 올해 3월 'KB금쪽같은 자녀보험 Plus'를 출시하면서 어린이보험 시장 경쟁에 불을 붙였다. 가입연령을 35세까지 확대하고 보험료 인하, 납입면제 혜택 확대 등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KB금쪽같은 자녀보험 Plus'는 3월 한 달 간 2만9000건 이상 판매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자녀보험 월평균 판매량이 약 1만4000건인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메리츠화재도 이달 12일부터 '내맘같은 어린이보험' 가입 가능 연령을 기존 30세에서 35세로 확대하고 전이암 진단비 관련 특약을 추가했다. 앞서 올해 3월 2일 KB손해보험, 4월 2일 DB손해보험 등 주요 손보사들도 어린이보험 가입연령을 35세까지 확대한 바 있다. 메리츠화재의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 확대는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는 KB손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어린이보험은 올해 본격 시행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하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현재가치로 평가한다. 때문에 보험계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 수익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이 영업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 어린이보험이나 암보험, 운전자보험 등 장기인보험 비중이 높을수록 CSM 확보에 유리하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IFRS17 도입으로 CSM이 높은 장기인보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어린이보험 취급도 공격적으로 늘리는 분위기"라며 "가입 연령 확대는 저출생에 따른 가입자 감소를 만회하려는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손보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성인이 어린이보험에 가입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성인 대상 건강보험에 비해 저렴한 보험료 때문"이라며 "보험료가 비슷한 다른 상품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IFRS17 도입에 맞춰 장기인보험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어린이보험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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