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 등으로 인한 뱅크데믹(Bankdemic·은행과 팬데믹의 합성어) 우려 확산이 소강 국면에 들어갔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주 급등했던 유럽 주요국 은행 CDS(신용부도스와프)가 반락했다”며 “퍼스트 리퍼블릭은행 매각과 더불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과 유럽중앙은행(ECB) 인사들의 신용위기와 관련된 유화적 발언도 한 몫 했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라가르드 ECB 총재의 ‘필요할 경우 유동성을 투입할 수 있다’는 발언과 함께 미 연준 인사들도 은행 시스템의 건전성을 강조한 발언을 잇따라 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을 달래고 있다”며 “미 정부와 연준이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으로 알려진 은행 대출 프로그램을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 역시 뱅크데믹) 공포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용위기 확산 우려로 그동안 급락하던 국채 금리도 큰 폭으로 반등했다”며 “SVB 사태 이후 130bp(1bp=0.01%포인트) 이상 급락했던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27일 약 23bp 급반등하면서 4% 수준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TED 스프레드(미국 3개월 국채 금리와 리보 금리의 차이 역시 점진적이지만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도 긍정적”이라며 “SVB, CS에 이은 미국과 유럽 은행들에 대한 신용위험이 아직은 전방위로 확산되기 보다는 다소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시그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신용위험 확산 리스크에 대한 잠재적 위험이 소멸된 상황은 아니며 경제 펀더멘탈 리스크와 관련해 중앙은행 금리 정책이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상업용 모기지 대출 및 사모펀드(PEF) 부실 리스크, 냉각된 자금시장 및 뱅크런 우려 지속 등은 여전히 신용위험을 언제든지 확산시킬 수 있는 잠재 위험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며 “향후 은행발(發) 신용위기 확산에 있어 중요한 것은 결국 경제 펀더멘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급랭으로 상업용 오피스 공실률 및 연체율이 급등할 경우 은행 부실 리스크가 결국 현실화될 것”이라며 “따라서 금융 안정, 특히 경기 경착륙발 금융 불안을 막기 위한 연준 등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사이클 피봇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