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선진지수 편입 두고 '갑론을박'…올해 6월 분수령

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3.27 07:52 ㅣ 수정 : 2023.03.27 07:52

6월 관찰대상국 등재시 2025년 선진지수 최종 편입
지난해 6개 사항 마이너스…맞춤형 정책 연이어 발표
증권가 의견 분분…"기대감 커져 vs 올해는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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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리픽]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한국 주식의 매력도를 높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 여부를 두고 증권가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정부가 MSCI 선진국지수 맞춤형 정책들을 연달아 내놓으며 관찰대상국 등재 기대감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실질적인 시행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 어렵다는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올해 6월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선진국지수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관찰대상국 목록에 1년 이상 올라야 하는데, 이번에 한국이 리스트에 등재되면 내년 6월 평가 결과 발표에 따라 2025년 최종적으로 선진국 그룹에 들어갈 가능성이 생긴다.

 

MSCI지수는 미국 MSCI가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로 블랙록 등 세계적인 운용사들이 투자 기준으로 삼을 정도로 영향력이 큰 지수다.

 

현재 MSCI는 지수를 구체적으로 △선진국시장(DM) △신흥국시장(EM) △프런티어(FM)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한국 시장은 신흥국시장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선진국시장으로 편입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이 더 유입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MSCI 선진지수 편입 조건은 크게 △경제 발전 수준 △증시 규모와 유동성 △시장 접근성 등이 있다.

 

한국 증시는 경제 발전 수준과 증시 규모 및 유동성에서 선진지수 기준을 만족해 2008년 MSCI 선진국시장 관찰대상국에 처음 이름을 올렸으나, 매년 시장 접근성 평가에서 지속적으로 발목이 잡히며 2014년에는 관찰국대상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MSCI는 지난해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에 대해 △외환시장 자유화 수준 △투자자 등록 및 계좌 개설 △정보 흐름 △청산 및 결제 △이체 용이성 △투자상품 가용성 등을 문제삼으며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와 금융당국은 올해 들어 MSCI로부터 지적받은 사항들을 개선하는 방안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외국인투자자 등록제 폐지와 상장사의 영문 공시 의무화, 배당절차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어 2월에는 국내 외환시장을 대외 개방하고 개장 시간을 영국증시가 개방하는 한국시간 오전 2시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내놨다. 외환시장은 추후 은행권 등의 여건을 봐가며 24시간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해 주식 공매도 규제 완화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증시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해서는 공매도 재개가 중요하다"며 "다만 이 문제는 매우 정치적인 사안이어서 정부에 설득할 논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을 듣는 것이 지겹다"며 "지금이 오래 미뤄둔 숙제를 해야할 때"라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관찰국대상 편입 가능성을 두고 긍정론과 부정론이 모두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연초부터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진입 문턱을 낮추고 깜깜이 배당 관행을 개선하는 등 MSCI 지수 편입 '맞춤 정책'들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편입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한국 증시가 MSCI 관찰대상국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외환시장 거래 시간 연장과 외국인투자자등록제 폐지, 영문 공시 단계적 의무화 등 한국 정부의 노력으로 MSCI가 한국을 선진지수 관찰대상국에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며 "현실화된다면 한국 주식시장에 약 560억달러(약 73조원) 규모의 순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결과에 대한 예측이 엇갈리지만, 올해 관찰대상국 등재 기대감은 지난해보다 크다"며 "MSCI가 내놓은 시장 접근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 들어 여러 조치들이 이뤄지고 있고, 연초 이후 외국인들의 순매수 대금도 눈에 띄기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실제로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 완화나 금융 시장 안정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외국인 수급도 주목할 만하지만, 그보다도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 진행된 시장 선진화 노력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있던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서다"고 덧붙였다.

 

다만 MSCI는 발표 내용이 아니라 실제 시행 여부를 기준으로 선진지수 등재 여부를 결정하는 만큼, 올해는 관찰국대상에 오르기 힘들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적어도 실질적인 시행이 이뤄지는 내년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MSCI 시장 접근성 평가에서 마이너스(-)가 여전히 6개 있을 것으로 예상돼 관찰대상국 등재 가능성을 작게 보고 있다"며 "다만 한국이 2008년 3개 항목에서 마이너스 평가를 받았는데도 관찰대상국에 오른 사례를 보면 2024년에 등재되는 것은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내년 평가에서는 외환시장 자유화와 투자 상품 가용성 항목에서만 마이너스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MSCI가 두 항목의 뚜렷한 개선을 조건으로 관찰대상국에 포함시킬 가능성은 있다"며 "하지만 2025년 편입이 바로 확정되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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